기를 소통하고 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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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침향
가슴·복부 답답하고 통증 있을때 사용, 기침에 효능
행기약…마르고 열 있거나 기가 허약한 사람 피해야

한 환자분이 선물을 받았다며 침향에 어떤 효능이 있는지 문의해 왔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언론 광고면에 한약재 침향이 자주 눈에 띈다. ‘침향이란 이름의 상품으로 다양한 효능을 선전한다.

사실 침향은 한의원에서 흔히 쓰이는 약재가 아니다. 처방으로 활용된 예도 많지 않다. 다만 일부 문헌에 공진단에 사향 대신 침향을 쓸 수 있다는 설명이 보인다.

지난번 소개한 대로 사향이 워낙 귀한 데다 이러한 문헌적 근거로 현재 공진단에는 대부분 침향으로 대체해 쓰고 있다. 최근 침향의 부상은 바로 이 최고가 보약인 공진단과 관련 있지 않나 유추해 본다.

사향이 전문의약품인 것과 달리 침향은 식품·의약 공용이라는 점도 그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식품에도 속하여 법적으로 누구나 다룰 수 있기에 일부 식품회사들이 무분별하게 상품화하고 있는 것이다.

침향(沈香)은 침향나무(Aquilaria agallocha Roxb.)에 수지(樹脂)가 침착된 것이다. 즉 송진 같은 수액이 줄기 속에 딱딱하게 굳은 것으로 물에 가라앉는다고 하여 침향(沈香)’이라 하였다.

향료로도 뛰어나지만 침향은 한약재로서 막힌 기를 풀어주고 소통시키는 행기약(行氣藥)이다. 기체(氣滯)로 인해 가슴이나 복부가 답답하고 통증이 있을 때 주로 쓰인다.

기가 위로 상역하는 것을 내려 주어, ()가 차서 구토가 올라오거나 신기(腎氣)가 허약해서 기침이 올라올 때에도 좋다.

침향나무의 꽃.
침향나무의 꽃.

침향은 특히 하초(下焦)가 허냉하여 소변이 잦을 때도 쓰인다. 마르고 열이 있는 사람과 기가 허약한 사람은 피한다.

사실, 사향만큼은 아니지만 침향 또한 고가 약재에 속한다. 질 좋은 침향은 금값에 비견한다. 침향나무는 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수종으로 현재는 주로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수입된다.

2021년 말 목표로 서귀포시 상효동에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가 준공되는데 초기 유치사업을 벌일 때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이 국가기관의 지역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 애를 썼던 위성곤 국회의원은 바로 침향의 경제적 효과 때문에 솔깃하였다고 한다.

한약재 침향.
한약재 침향.

현재 동남아에서 산출되는 침향을 제주에 들여온다면 지역 농가 소득과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필자가 제주한의약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일 때 위성곤 의원과 함께 한 세미나 자리에서 침향, 용안육, 계지 등 아열대 생약 자원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지구 온난화로 구상나무 등의 지역 고유종들이 위기에 처해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열대 자원의 도입으로 제주에 새로운 기회도 될 수 있다.

최근 당선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최우선으로 대응해야 4대 과제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적시하면서 트럼프에 의해 외면되었던 지구온난화 문제가 또다시 화두로 올라섰다.

제주 지역 차원에서도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대비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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