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과 민심
개각과 민심
  • 제주일보
  • 승인 2020.11.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산불염고(山不厭高), 해불염심(海不厭深). 주공토포(周公吐哺), 천하귀심(天下歸心). 산은 높아지는 것을 싫다 않고, 바다(물)는 깊어지기를 마다 않는다. 주공이 입안의 음식을 뱉으며 (인재를) 맞이하자 천하의 민심이 돌아섰다.

중국 삼국시대, 천하를 호령했던 조조의 단가행(短歌行)의 한 구절이다. 그는 산이 높거나 바다가 깊을수록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듯이 자신이 천하의 인재를 구하고 있다는 마음, 또한 중국 주나라의 문물과 제도를 정비한 ‘주공(周公)’이 식사를 하다가 먹던 음식을 토해내며 인재를 맞은 것처럼 자신이 얼마나 인재들을 갈망하는지를 표현했다.

▲조조가 천하의 인재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그가 선포했던 ‘구현령(求賢令)’에서 잘 나타난다. 조조는 두 번 포고를 하는데, 첫 번째는 210년이었고 두 번째는 217년이다.

첫 번째는 구현령, 두 번째는 구일재령이라고 한다.

조조는 구현령을 선포할 때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오로지 능력이 있으면 등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고, 구일재령을 선포할 때는 불인불효(不仁不孝)하더라도 상관없다며 오로지 능력으로만 천거하라고 명을 내렸다.

당시 인(仁)과 효(孝)가 유교의 핵심 사상이자 인간의 기본적 품성이라는 점을 감안할 대 이에 반하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기용하겠다는 조조의 인사정책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그가 선포했던 구현령이나 구일재령을 놓고 지금이나 당시에도 많은 논란이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조조가 천하의 인재를 구하기 위해 그만큼 애를 썼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그리고 내년 초쯤 두 차례에 나눠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개각 대상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3~4개 부처 장관, 그리고 2차 개각 때는 청와대 비서진도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야당인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의 교체를 요구하며 전면 개각을 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검찰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추 장관이나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 장관, 그리고 외교 정책 부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강 장관을 바꿔야 한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과연 문 대통령은 이번 개각을 통해 천하의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