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 그리려다 쪼그라든 제주국립공원
큰 그림 그리려다 쪼그라든 제주국립공원
  • 고동수 기자
  • 승인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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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환경부가 추진하는 제주국립공원 확대가 당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우도와 추자도를 비롯해 곶자왈 등 사유지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장밋빛 기대를 갖고 진행하다가 재산권 침해라는 반발에 부딪히자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고 할 수 있다.

제주국립공원 확대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현 국립공원(153㎢)에 우도(25.9㎢)와 추자도(95.3㎢), 오름과 곶자왈까지 추가 포함해 총 610㎢로 늘리는 것이다. 제주도가 2017년에 환경부에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당시는 도민 여론도 우호적이었다. 제주발전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도 국립공원 지정 찬성은 87%, 반대는 13%로 나왔다. 하지만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타당성 용역’이 발표되자 재산권과 맞물려 이해당사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말이 새삼스럽다. 처음엔 쉬울 것 같았던 일도 실제로 하려 들면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이제 제주국립공원은 당초의 절반(303㎢)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사실 이것도 장담할 수 없다.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주민공청회 등 향후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어쨌든 제주도가 구상했던 한라산을 중심으로 오름과 곶자왈, 습지, 해안을 아우르는 복합형 테마 국립공원화는 반감되게 됐다. 이제부터라도 소통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길 바란다. 자칫하면 화호유구(畵虎類狗·호랑이를 그리려다 개 비슷하게 그림)하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가 대정읍 소재 송악산과 주변 환경 보전을 위해 밝힌 문화재 지정이 제대로 추진될지도 의문이다. 사유재산권 침해로 집단 반발을 사는 것이 험로를 예고해서다. 심지어 지역구 도의원까지 나서서 사전에 주민들과 협의가 없었다며 문화재 지정 발표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기에 첫 단추가 중요하다.

제주국립공원 확대는 지역주민과의 상생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참여와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 규제 중심으로 간다면 갈등과 반발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불이익을 받는 지역에 대해선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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