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라파엘호도 괜히 여기 흘러왔을까
그 옛날 라파엘호도 괜히 여기 흘러왔을까
  • 제주일보
  • 승인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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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용수포구 (下)
성 김대건 신부 일행 다녀간 곳
잔잔한 바다 슬쩍슬쩍 존재감 드러내
고운 햇살 아래 제 자리 지키는 풍경들이 반짝거린다. 오래전 뜻하지 않게 당도했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듯, 큰 인연으로 깃든 공간이 눈길 잡아끈다. 고은作, 용수포구에서
고운 햇살 아래 제 자리 지키는 풍경들이 반짝거린다. 오래전 뜻하지 않게 당도했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듯, 큰 인연으로 깃든 공간이 눈길 잡아끈다. 고은作, 용수포구에서

고운 햇살 아래 제 자리 지키는 풍경들이 반짝거린다. 오래전 뜻하지 않게 당도했지만 결코 우연이 아닌 듯, 큰 인연으로 깃든 공간이 눈길 잡아끈다.

난장 시작 전에 고산성당을 다녀왔다. 성당 울타리로 들자 첫 방문이라 조금은 낯설지만 라파엘호가 먼저 눈길을 보낸다. 재건된 피난선, 라파엘호에 올라 그들의 마음이 되어본다. 토요일이라 신도인지 방문객인지 적잖이 오가는 동선도 눈에 띈다. 배의 갑판 위로 갈색 돛대에서 내려둔 하얀 돛들이 꽂히길 기다리듯,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지나보다. 물새 한 마리 어딘가로 향하는지 끝없는 날갯짓 멈출 줄 모른다.

 

한국인 최초의 김대건 천주교 신부가 상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귀국하던 길목이다. 1845831일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 일행 13명은 라파엘호를 타고 귀국 길이다. 대형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다, 928일 용수리 해안에 표착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성 김대건 신부 제주표착기념관에 신부의 생애와 신앙, 선교활동들이 상세하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일행은 첫 미사를 용수리 해안에서 봉헌한다. 배 수리 후 전북 금강 하류 나바위로 정식 귀국 후 선교활동하다 1946년 체포되어 서울 이촌동 한강변인 새남터에서 젊은 나이에 순교한다.

 

‘그 옛날 ‘라파엘호’도 괜히 여기 흘러왔을까, 반도에 첫 미사 드린 땅, 돌아와야 하는 곳이다’ 필연인 당도다. 시낭송가 김정희님이 양시연의 시조 ‘적당한 핑계’를 낭송한다.
‘그 옛날 ‘라파엘호’도 괜히 여기 흘러왔을까, 반도에 첫 미사 드린 땅, 돌아와야 하는 곳이다’ 필연인 당도다. 시낭송가 김정희님이 양시연의 시조 ‘적당한 핑계’를 낭송한다.

그 옛날 <라파엘호>도 괜히 여기 흘러왔을까, 반도에 첫 미사 드린 땅, 돌아와야 하는 곳이다필연인 당도다. 시낭송가 김정희님이 양시연의 시조 적당한 핑계를 낭송한다.

용수리는 내 고향

떠나는 땅이었다

저마다 수평선을 안 넘으면 안 되는 듯

가서는 그저 그렇게 돌아오질 않았다

 

얼굴이며

이름마저 가뭇가뭇 잊힐 무렵

적당한 핑계를 대며 친구들이 돌아온다

반세기 거슬러 와서 동창회가 열리다니!

 

그래,

용수리는 돌아오는 땅이다

그 옛날 <라파엘호>도 괜히 여기 흘러왔을까

반도에 첫 미사 드린 땅, 돌아와야 하는 곳이다

 

-양시연, ‘적당한 핑계전문

 

바람 한 점 없는 바다다. 온통 은빛 구슬들의 소풍날인가. 실로 잔잔하지만 가끔씩 물가로 슬쩍슬쩍 존재감을 드러낸다. 처얼썩 소리와 함께 물보라를 만들어 놓고 사그라진다. 우리가 떠나온 자리론 이날 날씨만큼이나 고운 노을이 붓질하려 바쁘겠다. 해질녘이면 온통 붉게 흥건히 물들여놓겠지.

 

국악인 전병규님의 자작곡인 을 소금 연주로 감상한다. 이어지는 국악인 현희순님의 뱃노래는 합창이다. 바닷가에서 부르기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뱃노래에 흥이 절로 더해진다.

음악(윤경희)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와 ‘꼭 안아 줄래요’를 성악가 윤경희님이 펼쳐놓는다. ‘친구의 실수도 이해로 안아 줄래요’ 누군가의 마음을 슬며시 어루만진다. ‘바위섬’을 합창하며 난장을 접는다.
음악(윤경희)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와 ‘꼭 안아 줄래요’를 성악가 윤경희님이 펼쳐놓는다. ‘친구의 실수도 이해로 안아 줄래요’ 누군가의 마음을 슬며시 어루만진다. ‘바위섬’을 합창하며 난장을 접는다.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꼭 안아 줄래요를 성악가 윤경희님이 펼쳐놓는다. ‘친구의 실수도 이해로 안아 줄래요누군가의 마음을 슬며시 어루만진다. ‘바위섬을 합창하며 난장을 접는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가 너무나 고요하여 라파엘호가 떠밀리듯 당도하던 순간과 대비된다. 늦가을 햇살 고운 날, 성 김대건 신부가 흘러들었던 바닷가에서 낯선 여행자가 되어본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가 너무나 고요하여 라파엘호가 떠밀리듯 당도하던 순간과 대비된다. 늦가을 햇살 고운 날, 성 김대건 신부가 흘러들었던 바닷가에서 낯선 여행자가 되어본다.

눈앞에 펼쳐진 바다가 너무나 고요하여 라파엘호가 떠밀리듯 당도하던 순간과 대비된다.

늦가을 햇살 고운 날, 성 김대건 신부가 흘러들었던 바닷가에서 낯선 여행자가 되어본다.

 

*다음 바람난장은 1128일 오전 10시 월평포구에서 진행됩니다.

 

사회 정민자

사진 허영숙

그림 고은경

시낭송 김정희, 이정아

스텝 최현철

영상 김성수

연주 및 노래 윤경희, 김영헌, 전병규, 현희순

글 고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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