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제주 용천수, 보존대책 서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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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이 보급되기 전까지 용천수는 제주도민에게 귀중한 생명수였다. 식수를 비롯해 생활·농업용수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해 왔다. 한마디로 생명의 젖줄이었다. 용천수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뤘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도내 마을 형성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용천수가 하나 둘씩 사라져 간다니 문제다. 수자원 보호대책이 무색할 따름이다.

제주도가 올해 제주연구원에 의뢰한 ‘용천수 전수조사 및 가치보전·활용방안’ 용역 보고서를 보면 지금도 물이 솟아나는 용천수는 모두 656곳으로 파악됐다. 1998~1999년 조사에선 755곳, 2010년 753곳에 이어 2013~2014년엔 661곳 등 계속 줄고 있다. 관리실태도 절반에 가까운 316곳(48%)이 방치되고 있고, 185곳(24.2%)은 유지가 미흡한 상태다. 아예 활용되지 않는 곳도 494곳(75%)나 됐다.

게다가 축산분뇨 배출 등으로 용천수가 질산성질소 등에 오염되는 것도 문젯거리다. 먹는 물 기준치인 ℓ당 10㎎을 넘긴 용천수도 상당수 확인됐다. 건입동 산지물과 한림리 고두물, 판포리 엄수물, 고산리 엉알물, 화순리 세양물 등이다. 이 모두 식수원으로 사용된 도민들의 젖줄이었던 만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용천수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 대수층(帶水層)을 따라 흐르다 지층의 틈새로 솟아나는 물이다. 지금의 장년층이 어렸을 때만 해도 곳곳의 용천수에선 숨골을 거친 시원한 물이 펑펑 솟아났다. 그만큼 용천수는 도민에겐 소중한 수자원이었다. 하지만 각종 개발행위로 상류 수맥에 손대자 물줄기가 말라버린 곳이 흔하다. 용천수 관리·보존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용천수를 도민의 향토유산으로 지정해 보전·관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니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21세기 전쟁은 물로 인해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예사롭지 않은 시점이다. 제주 역시 가뭄 때면 물이 모자라 비상대책에 돌입하는 실정이다. 용천수 하나하나를 지켜내 대체수원으로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제주의 물은 후손에게 물려줄 중요 자산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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