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포구에 배 세울 곳 없다"...갈등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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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레저용 소형보트 증가에 따른 마을포구 내 선박 정박 공간 부족 문제로 지역 어촌계와 보트 선주들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30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귀포시에 등록된 레저용 보트(수상등록레저기구) 수는 2018년 395척에서 2019년 442척, 올해 11월 말 기준 495척 등 3년간 100척이나 증가했다.

이는 최근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방송 등의 영향으로 바다선상낚시가 인기를 끌면서 레저·낚시용도로 소형 보트를 구매해 운영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레저용 보트의 수가 늘어 마을포구에 배를 정박시킬 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지역 어촌계가 레저보트 정박을 거부, 보트 선주들과 충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A씨(52)는 “낚시를 좋아해 지인들과 함께 돈을 모아 조그마한 소형 보트를 구입했지만 정박할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트레일러에 보관하며 낚시를 할 때만 바다에 내렸다가 끝나면 트레일러에 올려 육지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보트를 트레일러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 어촌계 몇 곳에 포구에 정박하겠다고 요청했지만 자리가 없다며 모두 거부당했고, 심지어 보관료를 요구한 어촌계도 있었다”면서 “포구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임에도 지역 어촌계가 마치 자기네 것인 양 갑질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촌계 관계자들은 포구에 정박공간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귀포시지역 모 어촌계장은 “항구와는 달리 포구는 공간이 좁기 때문에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레저용 보트들이 포구를 차지하면서 정작 지역 어민들이 어선을 정박할 공간이 부족해 쩔쩔매고 있다”고 말했다.

어촌계장은 “한 달에 보통 서너 번 이용하는 레저용 보트 때문에 어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선을 정박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어쩔 수 없이 레저용 보트의 정박을 막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최근 마을포구를 중심으로 바다 위에 띄우는 형태의 정박시설인 ‘부잔교’를 설치하는 등 시설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포구의 정박여건이 개선되면 어촌계와 보트 선주 간 갈등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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