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남
거듭남
  • 제주일보
  • 승인 2020.12.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성.명상가

어떤 상황에서도 영혼은 존재감을 드러내려 노력한다. 아차 하는 순간에 몸을 보호해 주고 잘못을 반성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기도 한다. 칭찬보다는 못한 것에 대해 질타하고 마치 부모가 어린아이의 성장과정을 들여다보듯 걱정한다.

착하고 아름다운 정성은 이만큼 행복하다는 자랑을 남긴다. 죽음은 결코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현실임을 깨닫자. 사랑에는 계산이 없어야 하고 가난한 주머니에서 나오는 베풂은 천국의 열쇠이다

서로 가치에 대한 기준은 다르지만 어릴 적 친구와의 반가운 재회는 기분을 들뜨게 한다. 그는 종교인이고 꽤나 인정받는 위치에 있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에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었는데 너무나 변해있었다.

무슨 벼슬을 한 것도 아닌데 거들먹거리는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에 불쑥 화를 내기도 하고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거칠고 사나웠다. 성공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대답이 가관이었다

신도들의 사생활은 비밀에 부쳐야 하고 약점을 한 두 개씩 알아야 한단다. 달라는 부탁에는 얼굴을 두껍게 해야 한단다. 신의 진정한 뜻은 어디 있냐고 물으니 그런 이야기는 시대에 동떨어진 구식이란다.

대화가 길어지면 시비로 이어질 것 같아 심경의 변화가 있으면 연락하자고 하고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졌는데 한참이나 지난 후에 우연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노란색의 유치원 버스를 운전하고 있었는데 잠시 틈을 내서 그간의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청춘 기백이 한창일 때 동업을 한 적이 있고 여러 가지 사정상 부도를 내야 했단다. 이 모든 사태에는 자신의 공금 횡령이 원인이었지만 아니라는 변명으로 책임에서 벗어났고 나 몰라라 도망가듯 잠적했단다

우연한 계기로 종교인이 될 수있었지만 불쑥 나오는 죄책감은 숙제였는데 언젠가부터 꿈을 꾸면 선배이자 대표였던 분이 차가운 교도소 바닥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삶을 살길 바라며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듣고 볼 수 있었단다.

수소문을 했으나 이미 고인이 됐다는 소식에 커다란 깨우침을 갖게 됐단다. 부질없는 회환이고 미련이지만 새로움을 찾아가기 위한 시련이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