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값 추락하는데 비상품 유통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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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 근심이 말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도 비상품 감귤을 유통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는 건 심각한 일이다. 제주도가 최근 2개월 간 단속한 실적을 보면 135건·144t에 달한다. 지난해 적발한 전체 물량 82.4t과 비교해 75%나 많은 수치다. 아직도 불량과를 상품으로 내놓는 얌체 상혼이 기승을 부린다니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내용을 보면 상품 기준보다 크기가 작거나 큰 대·소과가 많다고 한다. 게다가 산북지역에서 생산된 감귤을 서귀포산으로 둔갑시킨 원산지 위반행위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올해 감귤이 연이은 태풍과 장마로 품질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 마당에 치명적인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감귤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건 뻔한 이치요, 자칫 농가들이 따라할까 걱정이 앞선다.

지난 10월 올해산 극조생 감귤가격이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농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부진한 데다 근래 만감류와 시설딸기 등 경쟁 과일이 출하되면서 감귤 가격이 반등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 한달간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는 5㎏당 6369원으로 파악됐다. 가격이 폭락했던 2019년(6201원)보다 높지만 2018년(8301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산 노지감귤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출하시기 조율에 농가마다 비상이 걸렸다. 얼어붙은 소비시장 탓도 있겠지만 품질이 좋지 않은 감귤 출하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초반 도매가격이 좋으면 일부 농가들이 저급품 감귤에 손을 대는 게 문제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다.

최근 일부 조합은 농가에 출하시기를 늦춰달라는 내용을 발송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다. 지금 상황으론 감귤 처리난이 장기화할 우려를 낳는다. 애써 가꾼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는 없다. 감귤값이 안정될 때까지 소비자 불신을 초래하는 불법 유통을 막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품질이 가격을 견인한다는 사실을 직시해 철저한 선별과 출하 조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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