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열로 입이 헐 때 좋아
심열로 입이 헐 때 좋아
  • 제주일보
  • 승인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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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죽엽
대나무의 일종인 솜대의 잎…심열을 내리는 효과
죽여, 담 제거 효능…구토·기침·출혈 등에도 쓰여

출근길에 자주 찾는 카페를 들렀다. 커피를 주문하는데 40대 초반인 사장님 얼굴이 오늘따라 초췌해 보였다. 몸이 안 좋으시냐고 여쭤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어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안 좋아 가게를 내놓을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란다.

인테리어를 새로 한 지 얼마 안 되어 이런 상황을 맞은 터라 월세와 대출이자는 계속 나가고, 애들은 커가고 진퇴양난이 따로 없다. 요즘 스트레스로 입안에 구내염을 달고 지낸다고 한다.

입안이 헌데 좋은 한약재 죽엽(竹葉)은 대나무의 일종인 솜대(Phyllostachys nigra Munro var. henonis Stapf)의 잎이다.

청열사화약(淸熱瀉火藥)으로서 심열(心熱)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심화상염(心火上炎)으로 심경(心經)의 허화(虛火)가 떠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며, 혀가 헐고 입속이 문드러지는 증상에 좋다.

이와 비슷한 효능을 지니는 담죽엽(淡竹葉)은 조릿대풀(Lophatherum gracile Bronghiart)의 전초이다.

죽엽과 담죽엽 모두 청열제번(淸熱除煩)과 이뇨 작용이 있지만, 죽엽은 심열을 끄는 효능이 좋고 담죽엽은 이뇨 작용이 강하다.

또한 한약재 죽여(竹茹)는 솜대나 왕대(P. bambusoides Siebold et Zuccarini)의 줄기 중간층으로, 겉층은 깎아버리고 속 줄기 부분만을 칼로 얇게 깎아 약재로 사용한다.

한약재 죽여
한약재 죽여

죽여는 청화열담약(淸火熱痰藥)으로서 열을 내리고 담()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위열(胃熱)로 인한 구토, 딸꾹질이 나거나 열담(熱痰)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나며 숨이 찬 데에 그리고 어린이 경풍, 혈열로 인한 출혈, 임신부의 태동(胎動) 불안 등에 쓴다.

죽력(竹瀝)은 솜대 또는 왕대의 줄기에 열을 가할 때 유출되는 즙액이다. 효능이 죽여와 비슷하나 청열화담 작용이 죽여보다 우수하고, ()이 경락에 정체하여 팔다리가 저리고 당기거나 감각이 무딘 증상에도 쓰인다.

죽엽, 죽여, 죽력 모두 대나무 종류에서 기원하나 담죽엽은 예외로 풀의 일종이다. 또한 조릿대풀인 담죽엽은 키 작은 대나무 종류인 조릿대와 전혀 다르다.

솜대.
솜대.

제주에 흔히 보이는 제주조릿대(S. quelpaertensis)나 이대(Sasa japonica)는 약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청열사화약 또는 청화열담약의 범주로 연계하여 연구할 필요성이 있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방역 단계를 높이고 있음에도 경로 미확인 확진이 20%를 넘고 있어 불길을 근본적으로 잡기 어려워지고 있다.

다른 한편, 영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는 희소식도 들린다. 우리 정부도 내년 3월에는 백신을 도입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최악을 치닫고 있지만 동시에 저 멀리 탈출구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카페 사장님께는 내년 봄까지만 버텨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당장 오늘 하루를 힘겹게 버티는 아이 셋을 둔 젊은 아빠의 고충이 느껴져 온종일 맘이 편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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