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서 차 한잔 하며 나누는 이야기가 있다. “피곤해.” 많은 이가 친구 등을 만났을 때 입버릇처럼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귀찮아 죽겠어. 아, 피곤해.” 모두가 불안하고 답답한 심리상태를 끌어안고 인생을 살아간다. 세계적으로 7100만 명을 넘어선 확진자가 발생했고 소중한 생명이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는 현상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 나의 절친 한 분이 현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요청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이 변했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뼈에 사무치게 하였다. 마음을 평안하게 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빨리’를 외치던 삶의 패턴을 천천히 그리고 단순하게 바꿔서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좋은 글을 읽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는 인생의 종착지는 멀고 먼 길이다. 그 길을 잘 가기 위해서는 서두르지 말고 순리에 따라야 한다. 이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기에 인생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야 한다.’ 공자의 말은 인생의 본질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온전히 살기 위해서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급히 먹는 밥에 체하듯 서두르다 보면 인생 또한 삶의 체증에 걸려 원치 않는 결과로 고통받게 된다. 지혜롭게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물처럼 흐르듯 살아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살고 싶다면 타인의 눈치도 보지 말고 비교도 하지 말아야 한다. 나에게 맞게 정하면 그것이 내 인생의 정답이다. 인생의 기쁨, 슬픔 등은 자신에게 달렸다. 옛말에 ‘자기 뜻대로 되는 일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라고 했다. 살다 보면 좋을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다. 마음이 피곤해지는 직접적 원인은 심리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며 심리적 부담이 큰 이유는 잡념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할까? 바로 올바른 처방을 내리기 위해서다. 심리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양약(良藥), 즉 자신의 마음을 피곤하지 않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을 알고 노력하면 누구나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빼기의 생각 전환을 통해 삶을 단순화해 보는 건 어떨까? 물질생활에 대한 인간의 요구가 줄어들면 정신생활의 자유로움은 좀 더 커질 것이다. 빼기는 삶을 단순화하여 우리를 행복한 미래로 이끈다. 중년이 되면 인생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고 말한다. 노인이 되면 인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걸 깨닫지만 때는 이미 늦는다. 사람은 생각이 많아서 탈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눈앞에 있는 단순한 진리를 알아채지 못한 채 그저 인생을 더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살아간다. 감정적인 면에서 과한 것보다 모자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복잡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우리가 겪는 즐거운 일, 슬픈 일이 쌓일수록 마음은 무질서하게 변해간다. 고통스러운 감정과 불쾌한 기억이 가득 차면 활력이 없어진다. 한편 마음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면 어두웠던 마음이 밝아지고 사물이 더 분명해지면서 고민이 사라진다. 불필요한 기억을 버리면 행복이 차지할 공간도 넓어진다.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당신의 삶을 소모시키는 멀티태스킹의 허상에서 벗어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