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한 환승주차장이 지난 9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제주국제대 인근 1만4300여㎡ 부지에 버스 25대를 포함, 199대의 수용능력을 갖췄다. 연중 무료 운영된다. 제주도는 탐방객이 성판악 탐방로를 이용할 때 이곳에 주차한 후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환승주차장에서 탐방로까지는 버스로 10분 거리다. 당국은 환승주차장 개장을 계기로 이 일대 불법 주차 해소 및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겨울철 5·16도로를 지나는 대중교통 접근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수십 년간 논의만 해오다 해결된 사안이기에 무척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효용성이 제대로 나타날 수 있느냐다. 아직 첫걸음이긴 해도 환승주차장 활용도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모양이다. 지난 10일 이곳은 주차 차량이 4대에 불과해 한산한 모습을 보인 반면 휴게소 일대는 탐방객이 몰고 온 차량 수백 대가 장사진을 쳤다. 환승주차장과 성판악을 잇는 버스가 상시 운행 중인에도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것이다. 그대로 놔두면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수도 있다.
그동안 성판악 주변 도로는 탐방객이 몰고 온 차량의 갓길 주차로 몸살을 앓아왔다. 늘 주차 전쟁이 반복되면서 교통 체증과 사고 위험을 초래하는 상습 민원이었다. 이제 제주도는 가까운 거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된 만큼 내년 1월부터 이곳의 불법 주차를 단속한다. 성판악휴게소를 중심으로 양쪽 1㎞ 구간이다. 불법 주차를 막는 시선유도봉도 설치된다.
환승주차장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우선 탐방객들의 솔선수범 자세가 필요하다. 작은 불편이 합해져야 모두에게 편리함이 돌아오는 이치를 말함이다. 환승주차장 홍보와 함께 예외 없는 단속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 셔틀버스 운행 등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해법일 수 있다. 당국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인 성판악 환승주차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고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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