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희생된 영혼 위로하는 순례 여정 나서
제주4·3당시 희생당한 어린 영혼들을 위로하는 도보 순례 여정이 영화로 제작된다.
4·3소재 영화 ‘폭낭의 아이들’을 제작하고 있는 사유진 감독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의 숲 폭낭에서 출발해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까지 이어지는 도보 순례 여정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제주4·3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은 세상에 나와 빛을 보기도 전에 무참히 살해당했다.
사 감독은 제주4·3평화공원에 설치된 각명비 174개 중에서 10살 미만의 어린이 희생자 약 800명의 이름을 발견했고, 영화 ‘폭낭의 아이들’을 통해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작업을 펼친다.
영화는 제1부 ‘폭낭의 아이들’, 제2부 ‘너븐숭이’, 제3부 ‘애기무덤’, 제4부 ‘동백童白’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이날 평화 순례 여정은 두 번째 이야기인 ‘너븐숭이’로 기록된다.
북촌리4·3유족회 회원과 유가족,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함께 순례에 나서며 희생된 이들을 기억한다.
사 감독은 영화 촬영과 후반부 작업을 마무리한 뒤 내년 4월에 도민들을 대상으로 상영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 감독은 “평화공원에서 너븐숭이까지의 순례길은 전쟁과 학대 그리고 기아로 숨져간 전 세계의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 평화 순례길”이라며 “올해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12월 16일 모두가 희생당한 어린 영혼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순례길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보 순례는 제주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