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밭작물 가격 폭락에 무너지는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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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녘에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크게 들린다. 애지중지 가꾼 올해산 농작물 값이 폭락해서다. 생산량이 증가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과 소비부진 영향이 크다. 감귤만 해도 이번 주 평균 경락가는 5㎏당 5700원으로 파악됐다. 가격이 폭락했던 지난해(6201원)에도 못 미치고, 2018년(8301원)에 비해선 31%나 하락했다. 극조생 값이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마음 설레던 농가의 근심이 말이 아니다.

월동채소의 실상은 더 심각하다. 월동무의 도매시장 가격은 20kg당 1만원이다. 지난해 2만4000원보다 58%나 폭락했다. 양배추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8kg당 가격이 7756원으로 전년(1만1300원) 대비 31% 떨어졌다. 이런 급락세는 진정될 조짐이 없어 문제다. 충남 등 타 지방산이 시장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브로콜리와 당근도 전년 대비 52%, 48% 곤두박질쳤다. 이러니 농심마다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농민회는 그제 기자회견을 열고 감귤 최저가 보장과 공공수매 확대를 촉구했다. 제주형 공영 시장도매인 도입 등을 통해 감귤가격 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한 주문이다. 월동채소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난해 제주도가 수립한 ‘월동채소 생산·유통혁신 기본계획’도 한계를 드러내며 그 취지가 퇴색됐다.

현재 감귤은 출하해야 할 물량이 50% 넘게 남았다. 월동채소 역시 생산비조차 못 건질 정도로 값이 떨어져 밭에서 그대로 묵히는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 줄줄이 이어지는 농작물 가격파동의 후유증이 위험수위로 치닫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농작물 가격 안정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농민단체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해마다 작물만 다를 뿐 과잉생산으로 가격폭락 사태가 빚어진다. 이를 극복하려면 감귤만 해도 품질 관리를 전제로 수급 조절, 홍보 마케팅 전략이 나와줘야 한다. 월동채소 역시 정확한 재배의향 조사와 함께 계약재배 및 적정 생산을 유도하는 게 일차적 과제다. 특화작물 주산지화, 휴경휴식제 등 행·재정 지원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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