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4조원 달성 계기로 도민과 함께하는 금융조합으로 거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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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진 신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제주지역 신협은 성이시돌 목장을 조성한 고(故) 맥그린치(임피제) 신부에 의해 1962년 창립한 한림신협을 모태로 하고 있다. 당시 출자금 5200원으로 시작된 제주지역 신협은 2020년 11월 기준 29개 신협, 60개 영업점, 조합원 23만명에 자산 총액 4조7억원이라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에는 배당금 등으로 도민에게 80억원을 환원하는 등 제주를 대표하는 서민 금융협동조합으로 자리잡았다.

자산 4조원 달성을 맞아 허영진 신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을 만나 지역 신협의 역사, 지역사회 공헌 활동, 향후 발전 계획 등을 들었다.

허 본부장은 1995년 신협중앙회에 입사해 총무팀, 지원팀장, 교수부장, 연수원장 등을 거쳐 지난 3월 제주지역본부장에 취임했다.

-제주지역 신협의 역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협은 1960년 5월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에 의해 설립됐고, 제주에서는 1962년 천주교 한림교회 주임신부였던 맥그린치 신부의 주도로 창립한 한림신협이 효시다.

어느날 빚 때문에 한 신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상부상조형 은행을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으로 설립된 것이 계기가 되면서 도내 전역으로 확산됐다.

변변한 담보가 없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지 못하던 도민들에게 신협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신협의 정신과 비전은.

▲신협은 경제적 약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비영리 금융협동조합이다. 조합원들에게 금융 편익을 제공해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다.

신협은 ‘일인은 만인을 위해, 만인은 일인을 위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하며 상생의 길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언제나 서민 중산층을 위한 금융 서비스와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제주지역 신협도 경쟁이 아닌 협력, 이윤이 아닌 나눔을 추구하는 세상을 꿈꾸며 조합원들과 함께 뛰고 있다.

-신협과 은행의 차이는?

▲신협은 은행과 똑같이 금융 업무를 하지만 설립 목적과 소유 구조, 참여 방식 및 이익 배분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은행의 주인은 주주(투자자)이고 경영자는 직원, 이용자는 일반 고객이지만 신협은 조합원이 주인이자 경영자, 이용자다. 은행 고객은 경영에 참여할 수 없지만 신협 조합원들은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총회를 통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신협의 총회 의결권은 출자금액에 관계없이 조합원 모두가 공평하게 1인 1표를 행사하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주 신협의 규모는?

▲우리나라 신협은 11월 기준 879개, 1660개 영업점, 이용자 1300만여 명, 자산 약 110조원이다. 제주지역 신협은 29개 신협, 60개 영업점, 조합원 23만명, 자산 4조7억원이다.

지난해에는 배당금 등으로 도민에게 80억 원을 환원하는 등 제주를 대표하는 서민 금융협동조합으로 자리잡았다.

-본부장 취임 후 활동과 성과를 소개해 달라.

올해 3월 제주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조합원과 도민을 위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이익 환원을 확대해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금융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 대상 금리 감면 외에도 착한 임대인 운동, 행복한 집 프로젝트, 헌혈 캠페인, 코로나 성금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 왔다.

-어려운 시기에 자산 4조원을 달성했다.

▲도민들이 신협을 믿고 함께 하지 않았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는 성과다. 이에 보답하는 의미를 담아 내년 1월 연금리 4%를 제공하는 제주도민사랑적금 상품을 출시한다.

내년에는 운영 환경이 열악한 지역아동센터에 뮤직하우스 조성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천사들의 합창’ 지원사업, 아동이 있는 저소득 가정에 마스크를 지원하는 ‘어부바(어린이에게 부족함 없이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제주지역 신협이 성장하기 위한 과제는.

▲서민금융은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비율이 높아야 한다. 현재 신용협동조합은 금융위원회 관리 아래 서민금융과 협동조합이라는 특성이 무시된 채 시중은행과 동일한 금융시스템을 적용받으면서 신용대출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리의 정책자금 또한 은행을 통해 지원되는 경우가 많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도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신협에는 정작 정책자금 지원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아이러니다.

보다 많은 도민들이 편하게 신협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출기준 완화 등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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