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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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히말라야 높은 설산에 사는 토끼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

“동상(凍傷)이 아니었습니다. 평지에 사는 코끼리보다 자기가 크다고 착각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존경한다는 진보 진영의 대표적 지식인, 고(故) 신영복 교수가 자신의 저서 ‘담론’에서 프랑스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의 말을 인용하며 권력의 자리에 앉아서 그 자리의 권능을 자기 개인의 능력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히말라야 토끼’는 겸손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줄곧 인용되는데 히말라야 산맥에 살고 있는 토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살고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 산 아래에 사는 거대한 코끼리라는 존재를 외면하거나 무시하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 교수는 또 ‘주역(周易)’을 강의하며 최고의 ‘관계론’으로 성찰, 겸손, 절제, 미완성, 변방을 꼽았다. 담론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성찰은 자기중심이 아닙니다. 시각을 자기 외부에 두고 자기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자기가 어떤 관계 속에 있는가를 깨닫는 것입니다.”

“겸손은 자기를 낮추고 뒤에 세우며, 자기의 존재를 상대화하여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절제는 자기를 작게 가지는 것입니다. 주장을 자제하고, 욕망을 자제하고, 매사에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부딪힐 일이 없습니다.”

“미완성은 목표보다 목표에 이르는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게 합니다. 완성이 없다면 남는 것은 과정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신 교수는 이 네 가지의 덕목은 하나로 요약한다면 단연 ‘겸손’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2개월 직무정지 처분에 대해 집행 정지 결정을 내린 후 민주당 일각에서 윤 총장 탄핵을 주장하는 강경론이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그치질 않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며 윤 총장 탄핵이 곧 대통령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과반을 훨씬 넘는 174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 단독으로도 국회에서 윤 총장 탄핵 소추야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다면 대다수 국민들도 윤 총장 탄핵을 바랄까.

거대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서의 오만과 자만은 아닐까.

신 교수의 가르침대로 성찰하고 겸손하며 절제하는 모습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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