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2개의 자치경찰…업무 중복·혼선 불가피
제주에 2개의 자치경찰…업무 중복·혼선 불가피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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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법 개정…파견 국가경찰 인력 등 복귀
제주자치경찰은 파견 전 2018년으로 회귀
제주경찰청 내에도 자치경찰…업무분장 시급
현 상황 인력 채용 어려워…치안 공백 불가피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치경찰을 운영해 온 제주특별자치도에 새로운 자치경찰이 등장했다. 1일부터 제주도 소속 자치경찰에 이어 국가경찰(제주지방경찰청)에도 자치경찰 사무부서가 설치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자치분권’ 취지에 맞는 전국 자치경찰제 확대는 코로나19 사태 속 3조원이 넘는 예산 마련에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본지는 제주자치경찰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정부의 자치분권 시행과 권력기관 개혁에 따라 경찰법 전부 개정법률안(이하 경찰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달 1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자치경찰에 파견된 국가경찰 268명은 지난달 31일 전원 원대 복귀해 ‘무늬만 자치경찰’로 전락했다. 기존 자치경찰에 이어 새로운 자치경찰이 등장하면서 업무와 인력 운용에서 혼선과 예산 낭비 등이 우려된다.

현재 제주도 소속 자치경찰관은 143명이다.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 확보를 위해 2018년 4월 30일 국가경찰 27명이 자치경찰로 1차 파견된 이후 3차례 걸쳐 총 268명의 국가경찰이 자치경찰에 파견돼 업무를 수행해왔다.

자치경찰은 그동안 국가경찰 파견 인력으로 제주시 연동자치지구대 등 7곳의 지구대와 파출소를 운영했다.
또 환경·산림·식품위생 등 위법행위 단속을 넘어 교통사고 예방과 음주운전 단속, 아동·장애인·치매환자 실종 예방, 학교·가정폭력 예방 등 다양한 치안 활동을 전개해왔다.

파견된 국가경찰 인원이 복귀하면서 자치지구대·파출소의 112신고 현장 대응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과 어린이통학로 안전활동, 행복치안센터 운영 등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가 중단될 상황에 놓였다.

▲국가경찰 파견 인력 전원 복귀
제주도는 2006년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자치분권 선도 모델로 자치경찰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개정된 경찰법의 명칭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고, 지난달 22일자로 공포되면서 이달 1일부터 국가 경찰 산하 자치경찰 업무가 시행된다.

법률 시행에 맞춰 제주지방경찰청은 31일 자정을 기해 자치경찰단에 파견된 268명의 국가경찰 인력을 지방경찰청으로 원대 복귀시켰다.

국가경찰 파견 인원이 복귀하면서 자치경찰 업무는 국가경찰 파견 전인 2018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또한 제주 전역에 자치지구대·파출소 7곳을 운영하며 112신고 유형 57종 중 범죄와 교통사고 등 국가경찰 전담 처리(45종) 외에 보호조치, 분실·습득 등 12종은 자치경찰이 넘겨받아 처리해왔다.

제주자치경찰은 파견 인력을 한꺼번에 복귀시키면 업무에 차질을 빚게 돼 교통분야 등 77명의 인력을 이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찰청은 파견인력에 대해서는 제주자치경찰위원회 설치 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가경찰이 파견될 때 지원한 순찰차 23대 등 차량장비 28대, 권총 17정 등 무기류 54개, 무전기 260개 등 통신장비 260개, 음주 단속장비 102대 등 장비도 다시 회수된다. 자치지구대·파출소 7곳도 국가경찰로 다시 넘어간다.

이와 관련,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최근 제주자치경찰에 파견된 국가경찰의 인력과 정원을 그대로 유지해 달라는 서한문을 대통령 비서실과 경찰청, 행정안전부에 보냈다.

제주자치경찰 사무를 지휘·감독할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위원회는 내년 4월께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파견 인력 연장 문제는 제주도와 한시적 업무협약에 따라 사실상 연장이 불가능하다”며 “자치경찰위원회에서 정원 이양 문제에 대해 협의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치경찰단 업무영역 축소 불가피
국가·자치경찰 일원화를 골자로 한 개정안은 경찰청장에게 집중된 치안 사무를 △국가경찰 △자치경찰 △수사경찰 등 3개 조직으로 분리했다.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지사 소속의 독립된 행정기관인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수사경찰 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감독한다. 국가경찰 사무는 지금처럼 경찰청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경찰법 개정안이 행되면서 제주지방경찰청에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설치된다. 이와 별개로 제주특별법에 설립 근거를 둔 제주자치경찰단이 존치되면서 제주지역에는 2개의 자치경찰이 운영된다.

자치경찰 업무는 방범 순찰 등의 주민 생활안전, 교통법규 위반 단속 등의 교통 활동, 학교폭력 및 아동·여성 관련 범죄와 실종 아동수색 등 수사 분야다.

제주지역은 2개의 자치경찰에서 업무가 중복돼 있어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자치경찰단 두 곳에서 각각 수행하게 되면서 업무 중복·혼선이 불가피해졌다.

업무 분장은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자치경찰단 간 협의로 가능하지만, 인원과 법적 사무 권한은 예산과 법령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와 관련,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파견 인력 268명이 국가 경찰로 복귀하면서, 자치경찰 운영과 업무에 차질을 빚으면서 명확한 사무 분장과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 확보와 예산·인력 충원 과제

제주자치경찰단은 국가경찰 268명의 파견이 끝나면서 자체 정원 169명으로 주민밀착형 치안업무를 하게 되면서 인력 공백에 따른 업무 차질이 예상된다.

자치경찰단은 2018년 4월 자치경찰 사무 확대 시범운영에 따라 국가경찰 파견 인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행정과 치안행정을 융합해 제주 실정에 맞는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경찰법 개정으로 자치경찰 사무 확대 시범운영이 종료되고, 국가경찰 파견 인력이 전원 복귀하면서 자치경찰단 인력 부족 문제에 따른 자체 치안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

인력 공백에 따른 업무 차질이 예상되지만, 자치경찰단은 당장 인력을 채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주지방경찰청 자치경찰 사무 부서와 제주자치경찰단 간 사무 범위가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국가경찰 파견 인력의 연장과 정원 이양은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며 “파견 인력 복귀로 그동안 추진해온 주민밀착형 치안 서비스 등 상당한 업무에 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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