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일출 명소도 북적…방역 사각지대
신축년(辛丑年) 첫 주말 제주지역 일부 관광지에 눈 구경을 하려는 사람이 몰려들면서 새해 벽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지고 있다.
3일 오전 제주시 마방목지 인근 5·16 도로는 설경을 즐기려는 도민과 관광객들의 차량으로 붐비며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차량 수십 대가 도로 양쪽에 주·정차되면서 이곳을 지나던 운전자가 주·정차된 차들 사이로 갑자기 튀어나온 보행자를 발견해 급제동하거나, 곡예운전을 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방문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일부 방문객은 거리두기 없이 하얗게 눈 덮인 한라산을 감상하고, 썰매를 타는가 하면 눈싸움도 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에도, 다섯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행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마방목지에 눈썰매를 타려는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을 예상, 출입 제한 권고 조치를 내렸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인파가 몰렸다.
지난 2일 한라산 해발 1100m에 있는 1100고지 습지 일대 도로도 눈꽃을 구경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난장판이 됐다.
갓길에 눈이 쌓이면서 방문객들은 차량을 편도1차선인 도로 한복판에 주·정차하기 일쑤였고, 도로 양쪽에는 수백 대의 차량이 불법 주차돼 양방향 차량 교차 통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차량 정체가 해소되지 않자 많은 운전자가 불법 유턴을 일삼았고, 도로를 점령한 보행자 옆으로 차가 쌩쌩 지나가는 등 아찔한 광경도 연출됐다.
몇몇 방문객은 방역 대책으로 출입이 통제된 습지 산책로 등 금지구역에 들어가기도 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에도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등 도내 일출 명소가 방문객들의 발길로 북적이면서 거리두기는 실종된 모습이었다.
제주도는 새해를 맞아 많은 도민과 관광객이 일출 명소 또는 관광지 등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해 공영 관광지에 대해 출입 제한·임시 폐쇄 조치를 내렸지만, 사람들이 통제 사각지대로 몰리면서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이와 관련, 도민 A씨(32)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지만 몇몇 사람의 이기적인 행태에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가 나오는 만큼, 거리두기를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