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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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 신학박사·서초교회 목사

역사학자들이 즐겨하는 말 중에 “하나님의 맷돌은 천천히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맷돌을 급히 돌리려고 애쓰지 말라”는 가르침인데, 먹고사는 경제 문제에 있어서 조급해선 안된다는 교훈인 셈이다.

그리고 정치와 권력 분야에 대해서는 이런 말을 한다. “신이 어떤 사람을 파멸시키려 할 때는 먼저 그 사람으로 하여금 권력에 미치게 만든다.” 지나치게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은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는 역사적, 경험적 교훈을 전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백성을 위해서는 이런 말을 한다. “꿀벌이 꽃에서 꿀을 도둑질해갈 때, 꽃은 수정되면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어디선가 갑자기 날아온 벌이 꿀을 도둑질해가는 순간에 꿀을 빼앗긴 꽃은 수정이 되면서 열매 맺을 생명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소중한 많은 것들을 잃어가면서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가르침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하나님의 맷돌은 천천히 돌아간다”라거나 “신이 누군가를 파멸시키려 할 때 그 사람으로 하여금 권력에 미치게 한다”라거나 “꿀을 빼앗긴 꽃이 열매맺을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는 가르침들은 수학공식이나 법칙 같은 가르침이 아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깨닫게 되는 가르침이긴 한데 공식이나 법칙과 같은 가르침은 아니다. 이성과 논리적 판단에 관련된 가르침이 아니라 주로 마음에 관련된, 지식보다는 지혜나 믿음에 가까운 가르침인 것이다. 인생이나 역사가 공식이나 법칙을 따라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런 가르침들이 지혜나 믿음에 관련된 것이라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역사학자들의 가르침들 중에 이 시대와 관련하여 보다 더 소중히 생각되는 교훈은 이런 것이다. “밤하늘이 충분히 어두워져야만 별이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무척이나 어두운 시대이다. 시대가 어두워져오는 동안에 우리는 ‘어떤 정치가 어떤 경제가 진정으로 우리를 위한 것인지’ 하나씩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시대의 밤하늘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동안에 어쩔 수 없이 반짝거리는 진실이 드러나게 된 셈이다.

어떤 정치인이 어떤 경제인이 어떤 목회자들이 진정으로 옳은 사람들인지, 어떤 길이 진정으로 옳은 길인지. 날로 어두워져온 시대의 밤하늘을 배경으로, 진실과 양심과 희망에 대한 관심의 불빛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으로부터 반짝거리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코로나 전염병이나 어두운 정치권력이나 무책임한 사회사상이나 타락한 종교인들이나 그런 많은 사람들이 합력하여 우리 시대의 밤하늘을 충분히 어둡게 만들어왔다. 충분히 어두워져야만 밤하늘에 별이 반짝거린다고 했는데 요즘은 충분히 어두워진 시대라 생각된다. 충분히 어두워진 시대의 밤하늘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서부터 진실과 양심과 희망을 향한 마음의 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하면, 아무리 어두운 밤하늘이라 해도 반짝거리는 그 빛들을 감당해낼 수가 없게 된다. 거짓과 탐욕과 선전 선동으로 어두움이 켜켜이 쌓여있다 해도, 진실과 희망을 바라는 작은 불빛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 밤하늘의 어두움은 더 이상 버텨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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