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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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공매도(空賣渡)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그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값에 사 결제일 안에 주식대여자(보유자)에게 주식으로 돌려주고 시세 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릴 때 사용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A가 1만원 하는 주식 1주를 B에게 빌리고 나서 같은 가격으로 매도한다. 그러고 나서 이 주식이 며칠 후 7000원으로 떨어지면, 그 가격으로 매입한 후 B에게 다시 돌려주면 된다. 이때 A는 3000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

반대로 투자자의 예상과 달리 공매도한 주식이 오르면 빌린 주식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결제 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다. 1만원에 빌려서 판 주식이 경우에 따라선 몇 배로 급등할 수도 있다. 공매도에 나선 이는 해당 주식을 반드시 주식으로 돌려줘야 하기에 자칫하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선뜻 나설 수 없는 것도 이래서다.

아무래도 공매도는 풍부한 정보와 자본으로 증시에서 영향력이 큰 기관이나 외국인에게 유리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공매도를 중단한 것은 지난해 3월 16일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6개월 단위로 해 두 차례에 걸쳐 잠정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종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공매도 재개 여부가 4월 보궐선거의 정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30일 마감하는 ‘영원한 공매도 금지 국민청원’도 답변 기준선인 20만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으로선 여당 내에서도 3월 공매도 재개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하면서 연기가 유력해 보인다. 야권도 “공매도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만 돈을 벌고, 개인은 손실을 보는 구조”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모두가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의식해서다.

지난해의 ‘동학개미운동’으로 동학개미(개인투자자)가 외세(외국인 투자자)와 관군(기관투자자)이 두려워할 만큼 세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불안하다. 수적으로 우세하지만, 칼과 활로는 대포와 소총과 같은 최신식무기를 대항할 수 없다.

▲증시는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란 3대 축이 든든해야 성장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공매도를 금지하면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하고 주가에 거품이 생긴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그래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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