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인재육성, 그 담대한 꿈의 시작
제주도의 인재육성, 그 담대한 꿈의 시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허정옥,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논설위원

눈이 많이 내리는 날, 귀한 손님이 오셨다. 자동차를 운전하기도 조심스러운 날씨라 그 걸음이 몹시도 소중하였다. 제주도의 미래가 ‘환경과 교육’에 달렸다고 생각하던 차, ‘평생교육’이란 글자가 눈이 부셔서 들어오셨단다.

자연스럽게 인사는 기관 경영의 현안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하면 제주인재육성장학기금을 확충할 것인가? 근자에 해녀삼춘이 물질로 한푼 두푼 모은 1억 원을 육지의 모 대학에 기부한 미담이 화두가 되었다. 실은 그 아름다운 이야기가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Jiles)의 장학 사업에 뼈아픈 자성을 촉발하던 참이다. Jiles의 이름이 도민사회에 널리 알려졌더라면, 제주도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장학기금도 고려대상 브랜드에 해당하지 않았을까?

그러한 반성이 불러일으킨 대화는 ‘제주인재가 누구인지’라는 질문에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소리 없이 쏟아지는 눈의 발화일까? 노변정담이 어느새 토론으로 화했다. 5조8000억 원의 예산을 다루는 주식회사 제주도의 공무원이 제주사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인재로 부상했다. 전국 지자체 중에서 유일하게 관광복권을 개발해서 해마다 1000억 원의 복권기금을 받아내는 창의성. 국내 지자체 중 처음으로 일본 노무라증권을 통해 일화 200억 엔 상당의 해외증권을 발행해낸 도전성. 이러한 역량의 젊은 공무원들을 희망하는 외국으로 파견해서 잠재력에 불을 붙여준다면 제주의 미래를 견인할 엔진으로 작동하지 않겠나. 더불어 제주도의 대학 졸업생들을 유학시켜서 드넓은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면 분야별로 만선의 배가 되어 귀항하지 않을까.

사실, 지난해 Jiles가 수행한 ‘제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지역인재 육성 및 역량개발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인재는 제주도의 가장 가치 있는 고정자산이자 지역 발전의 주체로 규정된다. 인재 육성은 지역공동체를 되살리는 운동이며 지역사회의 통합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정의하는 지역인재는 공공기관·지역공동체의 창조적 젊은이, 제주도내 학교를 졸업해서 지역 소재 기업·기관에 취·창업한 청년층, 고숙련·고학력의 지역산업 리더와 전문가들을 포괄한다. 이 핵심인재들에게 요구되는 필수역량은 문화문해력·사회적응력·문화적 주도성이 총합된 문화지능, 문제해결·의사소통·외국어로 집합된 해소능력, 자기주도성·리더십·창의성으로 집약된 참살이 성향, 디지털기능·경제문해·학습능력으로 구성된 글로컬 지수 등이다.

목하,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청년인재 육성 및 발굴에 관한 종합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청년이 꿈을 키우고 이루는 제주’가 비전이요, 청년인재 세계진출 등이 목표다. 이 일에 대해 생텍쥐페리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지 말라’고 한다. 대신에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무한한 동경심을 키워주라’ 이른다.

어떻게 하면 제주의 인재들에게 가슴 벅찬 미래를 마음껏 꿈꾸도록 할 수 있을까? 제주 인재 육성 장학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걸고서 청년들의 꿈을 위한 과녁을 향해 1000억 원의 기금을 당겨보면 어떨까. 이미 124억8000만 원의 불씨가 있으니 허황된 그림은 아닐 것이다. 충북 809억, 충남 598억, 전남 522억, 인천 340억 원 순으로 전국의 인재육성재단들이 돛대를 펼치고 있지 않은가. ‘오늘 내가 남겨놓은 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하였던 서산대사의 ‘눈을 밟으며(踏雪)’, 이제는 담대하게 그 길을 걸어갈 시간이다. 백록담의 만설이 눈이 많으면 풍년이라고 시작을 재촉한다. 눈이 부시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