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제주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손해 끼쳐
“빠른 복원력 위한 정책 노력 강구...재정·금융 협력도”
제주 관광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외부 충격에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경제 위기 속 빠른 복원을 위한 정책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3일 ‘제주경제브리프-외부 위기 충격이 제주도 관광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관광산업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외부 충격으로 인한 경제의 총산출, 부가가치, 고용 등 악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관광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로는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2020년 코로나19 확산 등 세 가지가 제시됐다.
세월호 사건의 경우 교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사드 사태는 국가 간 갈등 확산이, 코로나19는 전염병 확산 우려가 각각 제주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제주의 도·소매업, 운수 및 창고업 수요는 각각 -3.1%, -3.0%를 기록했다. 사드 사태로는 숙박과 음식점업 -5.6%, 운수 및 창고업 -3.9%, 도소매업 -3.7% 순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은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면서도 상당한 규모의 손해를 끼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주의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33.5%, 숙박 및 음식점업 -23.5%, 운수 및 창고업 -22.9% 순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산업연관표의 유발계수를 활용해 외부 위기 충격에 따른 관광산업 위축이 제주경제 총산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코로나19에 따른 감소 효과가 7.6%로 가장 크다. 사드 사태와 세월호 사건에 따른 총산출 감소 효과는 각각 1.4%, 0.8%다.
부가가치 및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보면 코로나19에 따른 감소 효과는 각각 7.0%, 8.5%다. 이는 사드 사태(1.2%, 1.7%)와 세월호 사건(0.7%, 0.9%)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지역 관광산업은 일련의 모든 충격에서 전국 평균보다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외부 충격에 빠른 복원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 직면할 경우 제주 경제의 손실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만큼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재정과 금융 부문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이세중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와 강태헌 한국은행 제주본부 과장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