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지지 말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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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건, 제주특별자치도 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아니 내 질문은 그게 아니고~” 면접심사장에서 응시자의 똑같은 대답이 반복되자 질문을 한 면접위원이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다. 솔직히 나도 그 질문의 의도가 무언지 몰라 갸우뚱하고 있던 터라 순간 당황스러웠다. 응시자는 큰 실수라도 한 듯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다른 위원이 나서 상황이 정리되었지만 응시자에게 관심법을 기대한 면접위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기만 할 뿐이다. 순간 응시자의 머릿속은 하얀 도화지가 되었을 것이다. 죄송하다고는 했지만 뭐가 죄송한지도 모르고 뭔가에 홀려 바보가 된 기분이었으리라. 만약 내가 똑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 답했을까? 그 면접위원을 만족시켰을까? 복잡한 생각이 어지러이 맴돌았다.

20대 중반 시절, ‘잠깐만 사무실 지켜준다는 생각으로 앉아 있으라.’는 선배의 부탁(?)에 선심 쓰듯 응한 것이 자격증을 따고 공부를 해서 지금껏 복지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취업 걱정이란 걸 해 보지 않았다. 내 능력치를 너무 빨리 인정해서 더 이상의 욕심 부리기를 포기한 탓도 있었지만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그들과 부딪치며 하루하루의 ‘현실’을 ‘안주’삼아 살다보니 취업 걱정은 남의 얘기였다.

그래서 지금 청년들에게는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크다. 그들만큼 준비하지도 못했고 그들만큼 간절하지 않았음에도 지금 이 자리에 앉아 그들의 자질과 능력을 심사하고 평가하고 있으니 말이다. 알고 보면 내가 면접 응시자들을 대할 때 긴장하고 겸손하려고 마음먹는 이유는 그들보다 한참 못한 나의 자격 부족을 들키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포장된 것일 수도 있다.

졸업 시즌에 이어 사회복지실천에 뜻이 있는 청년들의 사회복지 현장에 대한 도전이 이어질 때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 사회복지 현장도 희생과 봉사 정신 운운하며 눈 딱 감고 일하는 시대는 가고 한 인생을 펼쳐 볼 만한 그런 곳이 되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흐뭇하다.

사회복지는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의 관계 속에서 사람이 변화되어 그 영향력이 다시 사람으로 이어지는 쉼 없는 과정이기에 그 현장은 늘 심장 박동처럼 살아 움직여야 한다. 능력 있고 의욕 있는 이들의 사회복지현장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러기 위해서 더한층 현장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은 사회복지시설이라는 ‘직장’을 구하는 게 아니라 사회복지 실천가로서의 ‘직업’을 선택하는 이들로 맞이하는 노력, 그래서 더욱 겸손하고 진중하게 이들을 대하는 노력이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너무나 큰 짐을 이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시대 청년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로서 말이다. 그런 노력들은 결국 지금 복지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돌아 올 것이다.

지지 말고 살라는 의미의 ‘겨루’라는 출판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주인공이 면접 중에 지지 말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답한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럴 겁니다.”

사회복지 현장뿐만 아니라 취업을 위해 그리고 그 너머 펼쳐질 인생을 위해 지금 이 순간 고군분투하고 있을 모든 청년들을 응원한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지지 말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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