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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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칼럼니스트

세계에서 노래 기량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게 우리 한국인이다. 이탈리아 사람들도 노래에 대한 자부심은 우리 못잖지만 요즘은 국제성악콩쿠르 입상에서 한국인들이 앞선다고 한다. 대중가요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무를 좋아하는 한민족의 DNA가 이 분야에서도 유감없이 발현되리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 시대에 TV 화면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평소에 즐겨 보던 영화나 스포츠가 식상하는지 우리 대중가요 프로도 많이 시청하게 된다. 귀로만 즐기던 음악이 눈까지 즐겁게 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니 점점 빠져든다고나 할까?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시청률이 타 프로를 압도하며 고공 행진을 한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방영되는 TV-조선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트롯 열풍을 일으키면서 다른 방송사들도 잇따라 유사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트롯 전성시대다. 뛰어난 가창력과 공연의 묘미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참가자들의 절절한 사연들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감동의 물결은 시청자들의 안방에까지 파고든다. 외국인들까지 가세하니 가히 K-트롯이라 할만하다. k-팝으로 외국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으며 우리 대중문화의 매력을 세계로 확산시키더니 그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K-트롯이 세계로 번져 나갈 기세다.

노래는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는 카타르시스이자 삶의 에너지다. 오디션이 아니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저마다 흥겹고 신명나게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즐기는 민족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요즘이다. 그런 국민성 때문인지 트롯의 가사와 곡조에 어린 정과 한의 정서가 흥과 끼를 통해 표출되는 것을 보면서 공감도 하고 위로도 받게 된다. 공감과 위로를 넘어 거침없는 감정 표현과 발산으로 스트레스까지 날려버린다. 아픔이나 슬픔까지도 삶의 긍정 에너지로 승화시킨다. 그것은 국민적인 에너지가 되어 이 시대의 고통과 고난을 딛고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노래뿐이 아니다. K-드라마에 빠져드는 세계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드라마가 세계인들의 안방에까지 파고들어 그들의 심금을 어르고 조인다. 한국 드라마가 세계인들의 엔도르핀 유발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우리들 안방에서 즐겨 봤거나 보고 있는 드라마들이 세계인들도 더불어 즐기는 K-드라마다. 인간의 정서는 거기서 거기란 말처럼 인류는 서로 다른 피부색이나 국적과 언어를 떠나 인간이라는 공통의 유전적인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00년대 ‘겨울연가’가 한류 열풍을 일으키더니 새롭게 선보이는 드라마들도 그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뷰티’와 ‘먹방’ 같은 K-콘텐츠들도 인기를 끈다. 세계 도처에 우리 대중문화가 활짝 피어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독단과 위선의 정치로 짜증 지수만 치솟는 난세에 얼마나 큰 기쁨이며 위안인가? 우리 문화를 공유하며 즐기는 세계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한국의 위상도 더불어 높아진다는 의미다. 우리의 신명을 돋우는 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식구끼리 만일지라도 더불어 즐기고 응원하며 삶의 짜증과 피로를 덜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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