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관계 맺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상담실을 찾아와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언제나 ‘인간관계’였다. 모두들 관계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한다. 어르신들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식들과의 만남도 줄어들게 되면서 갑자기 ‘독거노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하곤 한다. 직장인들은 실시간 문자로 소통하는 횟수가 증가하며 이에 멀미가 난다고 한다.
사람을 못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니 우울감이 생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다 하더라도 급변한 소통 방식의 체계는 다시 오프라인 중심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다. 소통에 유연해지려면 예전보다 더 많은 ‘관계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만난 직장인, 학생, 지인들의 소망은 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소통과 연결이었다. 결국 나를 지키는 마음 연습을 해야 모든 관계가 좋아진다.
영국은 2020년 9월부터 ‘관계 맺기’ 수업을 필수 교과과정에 도입했다. 이제 나를 지키고 타인을 존중하는 관계를 배우는 수업을 한국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 그럼 이제부터 건강한 관계를 맺는 구체적인 지혜를 배우고 연습해보자.
나부터 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변화의 시작이다. 마음 근육이 튼튼해지면 상처받는 빈도와 강도가 낮아진다. 나를 보호하며 상처를 덜 받는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상처받았던 상황을 떠올려 보고 나의 감정을 말하는 연습을 해보자. 연습하면 실제 상황에서도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매일 ‘자기 충족 예언’을 만들고 실행한다. 예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의 행동을 믿음에 따라 맞춰가기 때문에 실제로 이뤄지게 도와준다. 이는 사람의 믿음이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내가 원치 않는 말과 행동을 버리고 내가 원하는 말과 행동을 선택하려면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이뤘다고 생각하고 그 문장들을 써보는 것이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좋은 반응을 선택하는 능력을 키우는 연습을 매일 해보는 것이다. 뇌는 긍정적인 단어를 쓸 때 긍정적인 유전자를 활성화시킨다. 편안함, 만족, 기쁨을 나타내는 단어를 자주 소리 내어 발음해보자. 좋은 감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뇌에서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나온다. 말과 감정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내가 쓰는 언어가 달라지면 나와 대화하는 사람들의 언어도 달라진다.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을 창조하는 기억세포는 내가 노력해서 만드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잘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한다. 확신이 들 때까지 선택을 미루게 되면 때를 놓친다. 70%정도 좋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 단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즉시 인정하고 수정해야 한다. 논어에 “잘못했을 때는 즉시 고쳐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때 공자는 “이렇게 지적해 주는 사람을 곁에 둔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며 기꺼이 지적을 받아들이고 바로잡는 모습이 논어에 나온다. 젊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결정이 잘못됐다고 깨닫는 순간에는 빨리 수정하는 것만 지켜도 의사결정 능력이 커진다.
자기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인간관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눈치 보는 희생자, 분노하는 피해자로 살지 말고 소중한 나 자신을 먼저 챙겨 보자. 마음이 편안해지면 관계도 편해진다.
이원후, 제주감귤농협 동문로지점장·심리상담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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