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영양제
코로나와 영양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함성중 논설위원

50대 이상이라면 역기 든 사람 상표와 함께 고소한 맛을 내던 원기소를 기억할 것이다. 어린 시절 동네서 좀 산다는 집의 아이들만 먹었던 추억의 명약이다. 좋은 냄새를 풍기던 누런색 알약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있다.

1954년 허가된 원기소는 당시 거의 유일한 비타민 영양제다. 광고문구도 ‘젖 먹을 때부터 원기소! 발육촉진, 식욕증진, 저항력 강화’였다. 1960년부터 이런 저런 제품이 새롭게 선보였지만 한동안 원기소 인기는 좀체 식을 줄 몰랐다.

더구나 간식거리가 별로 없던 시절이라 원기소를 고급과자로 여긴 아이들이 많았다. 어머니가 숨겨놓고는 가장과 집안의 기둥 역할을 할 아들에게 틈틈이 내주었다. 장롱 속에 보관해둔 원기소 병을 찾아내 몰래 꺼내 먹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영양제는 각종 영양 성분을 배합해 알약 또는 음료 형태로 제조한, 말 그대로 영양을 보충하는 약이다. 2002년 법령 제정 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뜻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불린다.

그런 면에서 비타민C만큼 그 효능을 널리 인정받는 영양소도 없다. 강력한 항산화제인 데다 면역작용을 도우며,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알려져서다. 뇌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오죽하면 한 의과대 교수가 방송에 나와 비타민C의 효능을 설명하자 한동안 시중에 품귀파동을 빚는 소동이 일어났을까 싶다. 비타민C를 만병통치약처럼 인식한 것이다. 비타민C가 풍부해 ‘비타민 덩어리’로 불리는 제주감귤이 늘 그런 법석에 휩싸였으면 좋겠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끓어오른다는 소식이다. 평소에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야 있었지만 지금은 면역력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설문에서 응답자 1000명 중 85%가 건강기능식품을 복용 중이라고 했다. 40~50대가 90% 이상, 20~30대도 70~80%가 먹는다고 답했다. 건강기능식품이 각광을 받으면서 식약처에 등록된 종류도 2012년 1만2400개에서 지금은 2만6300개로 두 배가 됐다.

이렇다 보니 정작 하루에 얼마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이라도 과유불급을 잊지 않아야 하고, 영양소를 보충하는 목적이어야지 질병치료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