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의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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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순, 문학박사/논설위원

인간의 사전적 정의는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표준국어대사전), 고도의 지능을 소유하고 독특한 삶을 영위하는 고등동물(두산백과), 영장류의 인간과에 속하는 동물로 진원류라는 아목에 속하며 현생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의 일종으로 분류한다(철학사전)’라고 되어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사람 속의 유일한 종으로서 인류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아 오늘날에 이르렀다. 지구상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들인 호미닌 즉, 사람 족은 20여 종이 있었으며, 다른 호미닌 종들은 모두 멸종한 반면 호모 사피엔스만 생존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약 2만5000년 전까지는 네안데르탈인도 생존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각변동 등의 기후 변화를 이겨낸 호모 사피엔스만이 살아남았고, 현대인의 직계 조상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이 호모 사피엔스보다 뇌의 용량도 크고, 지능이 높을 뿐만 아니라 건장한 몸을 가졌다고 한다. 또한 일부 연구에 의하면 네안데르탈인 또한 불 등, 도구 사용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모든 조건에서 훨씬 우세했던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는데, 그들보다 약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책에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한 존재였다. 힘이 약했던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 돕는 능력을 발달시켰다. 그리고 부족한 능력을 서로 보충하면서 살아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것이 호모 사피엔스가 획득하고 살아남기 위해 발휘했던 능력이다.

한편, 뛰어난 능력을 가진 네안데르탈인은 집단생활을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환경 변화가 일어났을 때, 동료들과 서로 도우는 법을 몰랐던 네안데르탈인은 그 곤경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쓰고 있다.

즉, 우리의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 돕는 특유의 ‘인간다움’을 통하여 지능과 신체적인 약함을 극복하고 수많은 위기를 넘기면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20년, 우리는 예고 없이 코로나라는 대재앙을 만났다. 그동안 당연시 여겨왔던 일상이 파괴됐고 해가 바뀐 지금도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 재앙 앞에서 과연 우리는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이 보여줬던 ‘인간다움’을 지키고 살았는지 아니, 살고 있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배려와 협조, 서로 돕는 마음이 절실한 때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를 백신접종에 걸고 있다. 백신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26일부터 우여곡절 끝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우리의 희망이 더 이상 특정 목적에 좌지우지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얼마 전, ‘음식점에서 그동안 모아뒀던 쿠폰을 사용하려다 요즘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말이 생각나서 돈으로 지불했다’는 나이 어린 조카의 말에서 희망을 본다.

호모 사피엔스가 최종적으로 살아남아 승자가 된 비결은 사회성을 통한 연대와 소통, 서로 도울 줄 알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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