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보듬어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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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도내 정당을 순회하고 있다.

지난 23일 한나라당제주도당과 통합민주당제주도당을 시작으로 24일 창조한국당제주도당, 26일 자유선진당제주도당을 방문했으며 앞으로 민주노동당제주도당도 찾을 예정이다.

김 지사의 정당 방문은 제18대 국회의원선거인 4·9총선이 끝난 만큼 앞으로 도민화합을 이루고 도정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얻기 위함이다.

정치적 입지가 없는 무소속 도지사로서 제주현안을 해결하고 제주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야 정당의 지원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실시된 제17대 대선과 이번 4·9총선 제주 결과는 김 지사에게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으나 4·9총선 결과 제주지역에서는 완패했다.

총선 결과를 놓고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제주 홀대에 대한 경고’라고도 하고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결과로 인해 ‘이명박 정부에서 제주가 푸대접 받지 않을까’ 우려한다.

어떻든 작금의 제주의 정치지도는 무소속 도지사와 야당인 통합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3명, 그리고 제주도의회 다수의석을 차지하는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등으로 3분됐다.

도의원들의 권한을 도지사나 국회의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한나라당이 집권당인 만큼 제주현안을 해결하는데 정부나 집권당과의 가교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3각 구도의 한 축으로 보는 게 합당할 것이다.

이 같은 정치역학 구도로 인해 김 지사의 한나라당 입당 문제가 김 지사 본인의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한나라당 도의원을 중심으로 솔솔 흘러나온다.

김 지사의 한나라당제주도당 방문에서도 몇몇 도의원들이 무소속 도지사의 한계를 들어 은연중에 입당의향을 타진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제주도당은 4·9총선 과정에서 현경대 전 의원의 탈당, 그리고 총선에서의 참패, 현명관 전 도당위원장의 사퇴 등으로 당 내부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명색이 집권당이라고는 하나 제주도당을 결속시키고 대표 주자로 내세울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마땅치 않은 처지다.

그렇다고 정치역학 관계 등을 감안할 때 김 지사의 한나라당 입당이 쉽사리 성사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무소속 도지사, 전원 야당 국회의원, 집권당인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의 3각 구도는 상당 기간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

절묘한 3각 분할이 될 수도 있고 서로 의심하고 질시하는 3각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제주도민들은 이번 4·9총선에서 지난 17대 총선당시 탄핵광풍에 힘입어 당선됐던 초선의원들을 모두 재선시켜줬다.

모두 야당 후보들로 출마했지만 재신임을 해준 것이다.

앞으로 2년 1개월 후면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그리고 4년 후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다음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다시 한 번 도민들의 신임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 제주정치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3각축이 상호 선의의 경쟁과 초당적 협조 속에 제주의 미래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무소속 도지사가 잘못했다면 도지사를 심판할 것이고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이 도민들의 뜻을 못 읽었다면 도의원들에게 철퇴를 내릴 것이다. 물론 야당 국회의원들의 잘못이 크다면 다음 총선에서의 영광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도민들의 신성한 뜻에 이뤄진 제주의 정치구도.

서로를 탓할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듬어야 살아날 수 있다.

그래야만 제주의 미래도 기약할 수 있다.<김승종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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