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모래 유실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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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개발 등으로 바람에 날린 모래 쌓일 공간 사라져
인근 주민·상인 피해 호소에도 대책 없어 매년 ‘되풀이’
지난 6일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월정해수욕장 옆 해안도로에 강풍으로 인해 모래가 쌓여 있는 모습.
지난 6일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월정해수욕장 옆 해안도로에 강풍으로 인해 모래가 쌓여 있는 모습.

제주지역 해수욕장의 모래 유실이 매년 되풀이되면서 해수욕장이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찾은 제주시 구좌읍 월정·평대해수욕장. 에메랄드빛 바다와 함께 개성 넘치는 카페로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지만 모래가 유실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해수욕장 곳곳에 나타나 경관을 해치고 있었다.

매년 겨울철만 되면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바람에 날려 쌓이는 모래 때문에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는 해수욕장의 모래가 겨울철 북서풍을 타고 모래사장 옆 해안도로와 상점가로 날아들기 때문이다. 강풍에 의해 도로로 날아든 모래는 차선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수북이 쌓혀 장비를 동원해 치워야 할 때도 비일비재하다.

월정해수욕장 인근 주민 김모씨(30)는 “요즘같이 해풍이 심하게 부는 날엔 모래가 집 앞까지 수북이 쌓인다”며 “매번 쓰레받기를 이용해 모래를 치워도 끝이 없다”고 말했다.

모래가 유실되는 이유는 바람의 영향 외에도 해수욕장이 개발되면서 모래가 바다로 유입되는 경로가 차단돼 모래가 유실되거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침식 현상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모래를 보충하는 방법 말고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역 특성에 맞는 모래를 찾기 힘들어 보충도 어렵다.

실제로 제주 연안(해수욕장)의 모래 유실과 해안침식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해안도로 건설과 인근 개발로 모래언덕이 사라지면서 바람에 날린 모래가 날아가 쌓일(순환될) 공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발표한 연안침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도내 11개 연안 중 ‘우려’(C)와 ‘심각’(D) 단계의 침식등급을 받은 곳이 8곳으로 나타났다.

D등급을 받은 곳은 제주시 월정지구다. C등급을 받은 곳은 제주시 이호해수욕장·함덕해수욕장, 서귀포시 수마포구해수욕장·신양해수욕장·표선해수욕장·중문해수욕장, 용머리~사계포구 등 7곳이다.

제주지역 침식우심율(연안 침식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은 72.7%로 울산광역시(80.0%), 부산광역시(77.8%), 경상북도(75.6%)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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