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 나이’를 알면 여성 건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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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산부인과 제동성 과장

요즘 연예인 부부가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이 방송됩니다. 이런 방송을 보면 부부가 병원서 검사를 받고 난소나이가 몇 살이다, 하는 장면이 흔히 나오는데요. 난소나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여성분들은 정해진 수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태아 시절에는 대략 6~7백만개, 태어날 때쯤 1~2백만개로 줄며 월경이 시작되는 사춘기 때 30만개가 됩니다. 월경을 거듭하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난자의 수는 점점 감소해서, 50세에 이르러 1천개 미만이 되면 폐경이 오게 됩니다. 난소나이는 바로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난자와 양과 질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항뮐러관 호르몬 수치 검사, AMH검사라고 하는 방법인데, 검사 결과 호르몬이 많이 분비면 난소에 배란을 기다리는 난포가 많이 남았다고 할 수 있고, 적게 분비되면 난포가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20대의 AMH 수치는 4~5, 30대는 2~4, 40대는 1 이하입니다. 호르몬 수치를 보고 이 정도면 30, 25, 45세 하는 식으로 나이로 표현을 하는 겁니다

나이는 보통 어릴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내 신체 나이보다 난소 나이가 너무 어리게 나온다면 좋은 결과는 아닙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의 질환이나 무배란 생리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난소나이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하실 이유도 없습니다. 보통 난소나이가 많다면 난자의 질도 낮을 우려가 있는데, 신체 나이가 젊은 분들은 난소 나이가 다소 많게 나와도 난소의 질은 비교적 좋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난소나이가 신체나이보다 현저히 높게 나온다면 난소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어 AMH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인데요. 나이나 유전적인 원인 외에도 생활 환경적인 부분에서 난소 나이를 높게 만드는 원인들이 있습니다. 불규칙한 생활이나 과중한 스트레스는 난소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흡연이나 음주는 아주 좋지 않습니다. 호르몬제를 잘못 복용하거나 비타민 D가 충분하지 않은 것도 난소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난소의 건강은 임신, 출산 외에도 여성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난소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같은 여성호르몬을 생산해 내는 중요한 기관이므로, 난소에 문제가 생기면 여성 건강 전반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여성분들이라면 자신의 난소 나이를 알아 두는 것이 좋은데요

특히 어머니나 자매 중에 조기 폐경을 겪은 분이 있거나, 임신 시도를 하는데 아이가 잘 생기지 않는 분들, 생리불순이 심한 분들은 AMH 검사를 반드시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요인이 없더라도 25세 이상의 가임기 여성이라면 2년 정도에 한 번은 AMH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내 건강상태를 확인함으로써 난소나 자궁에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난소 나이를 알면 폐경 시점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고 난소 건강관리를 통해 보다 활기차게 갱년기를 보낼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검사를 통해 질병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난소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고 하면 비타민D를 포함해 여성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소들의 복용을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생활환경적인 측면으로는 간접흡연을 포함해 흡연을 철저히 피하고,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있는 가공식품, 고지방 식품은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충분히 숙면하는 게 난소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에 여러모로 좋은데요. 실천을 하기가 쉽지 않다면 난소 나이를 아는 것에서 건강관리의 첫걸음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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