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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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흥, 수필가/논설위원

봄이 되자 날씨가 서서히 풀립니다.

3월이면 따스한 날 화분 속의 난이나 교목을 분갈이하기 좋은 때입니다.

사람들은 과욕으로 혼자 즐기려고 등산길에서 나무를 남몰래 캐 오는 경우를 볼 수 있지요. 사전에 “사람은 지구상에서 가장 지능이 발달한 고등 동물. 서서 다니고 언어를 사용하며, 기구 따위를 만들어 쓰고 사회생활을 영위한다.”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고 사고할 줄 알며 사회를 이뤄 살아가는 지구상의 고등 동물이라고 하네요. 인간이란 사람과 같거나 비슷한 의미이며 한자 표기입니다. 흔히 비유하는 말로 못된 짓을 하는 이를 빗대어 이 인간아 “사람이 되어라”라고 하지요.

사람과 인간은 같으나 한쪽은 순수 한글이고 다른 쪽은 한자라는 점이 다릅니다. 플로베르의 일물일어설을 말한다 해도 완전히 같은 뜻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간이란 단어가 들어갈 곳에 사람이란 단어가 들어가도 이상하고, 사람이란 단어가 들어갈 곳에 인간이 들어가도 다른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분재를 즐깁니다. 분재를 알면 사회를 바꿀 수 있습니다. 분재는 나무를 자르거나 부피를 줄여 화분에 심는다고 분재가 되는 건 아닙니다. 그 가치는 사람이 손을 댄 흔적이나 상처가 없어야 높게 평가합니다. 올바른 분재를 만들려면 인내심이 있어야 하고 묘목부터 기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분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두 가지입니다. 일본문화라고 하나 원래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건너간 우리 문화입니다. 자연계에 살아있는 나무를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낸 예술작품이지요. 오늘의 사회와 문제점을 분재와 비교해 봅니다. 오랫동안 분갈이하지 않은 위험한 현실입니다. 그럭저럭 잎이 나오고 꽃이 핀다고 살아 있다는 자만에 빠졌습니다. 이럴 때 사정없이 분갈이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를 분재에 비유한다면, 모든 조직은 뿌리로 가득한 상태라는 느낌이 듭니다. 조직이 오랠수록 뿌리의 밀도는 더욱더 촘촘해져 생명력이 다하지 않았나 봅니다. 정부나 자치단체나 모든 사조직이 그렇지 않은가 합니다. 묵은 뿌리와 가지를 쳐내야 새로운 나무가 됩니다. 새로운 잎과 꽃을 피우게 하려면 오로지 관리자의 몫으로 그 책임이 큽니다.

건강한 분재를 감상하려면 가지치기를 과감히 하고, 거름과 물주기를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분갈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그때그때 뿌리나 가지치기를 주저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연에 있는 나무보다 분재로 키운 나무가 더 강한 생명력으로 오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꾸준히 물주고, 가지치기와 분갈이를 되풀이해 준 덕분입니다. 분재의 세 가지 구성 요소는 줄기, 가지, 뿌리뻗음새에 있습니다. 무성한 가지를 아끼면, 뿌리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스스로 말라 죽습니다.

오래 고인 물은 썩습니다. 일정한 시기에 가지를 다듬고, 뿌리도 정리해야 하는 것처럼, 조직의 생명력을 결정하는 것은 새로운 인재를 어떻게 고르냐가 중요합니다. 책임자는 직접 분재 관리를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한 나무의 뿌리와 가지가 어떻게 균형과 조화를 이뤄 생명력 있는 조직을 꾸려갈 것인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사람과 얘기를 나눌 때는 여유롭고 인간과 말하려면 조심하게 됩니다. 사람을 대면하고 소통하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사람 냄새 풍기는 이와 마주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이웃에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도움 되는 사람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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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공주 2021-03-20 11:46:49
매번 좋은글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