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 상류에 감귤 투기…일벌백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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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에 보도(22일 자 5면)된 감귤 투기 사진을 보노라면 어떻게 청정 제주라는 곳에서 이런 몰지각한 행위가 자행되었는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막대한 양의 썩은 감귤을 버린 곳이 서귀포시 하원동 탐라왕자묘 인근 도순천이기에 더욱더 그렇다. 이 하천은 서귀포시민의 식수원인 강정천의 상류에 있다. 이런 곳에 악취 풍기고 부패한 것을 버렸으니, 누구의 소행인지 모르지만 참으로 비양심적이다.

사진으로 봐선 감귤은 수확 후 저장 과정에서 나온 것이거나, 가격 하락으로 미처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이 애써 생산했으면 자신의 감귤원 빈터 등을 이용해 처리할 일이지, 어떻게 생명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버렸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감귤 가격이 떨어지자 애꿎은 곳에 화풀이라도 한 것인가. 아무리 그래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甘呑苦吐)이어서야 되겠는가.

당국은 투기물을 즉시 수거하고, 모든 수를 동원해서라도 투기자를 색출해 일벌백계로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투기 지역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할 것이 아니라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한다. 지역주민들의 말을 빌리면 이곳은 상습 투기지역이라고 하는데 당국은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당국으로선 무단 투기가 통행량이 적은 농로나 하천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단속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도 누군가가 매년 특정한 곳에서 비난받을 짓을 하면 특별지역으로 관리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든 정기적인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 이 같은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을 가시적으로 펼쳐야 비양심적인 행위가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

농가도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다. 정부가 매년 막대한 혈세로 직불금을 지급하는 것도 소득 보전 못지않게 환경 보전이란 공익적 기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러기에 농업용수의 수질 오염 예방을 비롯해 가축 분뇨의 악취 저감, 토양 검증을 통한 적정 시비 등에 관심을 두고 실천해야 한다. 정부와 행정은 영농폐기물의 처리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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