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의 성장과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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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논설위원

사회적 경제는 ‘사회’와 ‘경제’가 결합된 용어로, 사회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동이익을 함께 추구하고 서로 힘을 모아 사회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나타난 경제적 불평등, 빈부격차, 환경오염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였다. 사회적 경제는 경제적 이익 극대화에 중점을 두는 시장경제와 달리 자본주의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사람, 분배, 환경보호 등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도한 개인이익 추구로 사회전체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성원들이 개인이익과 공동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이익추구 과정에서 중요한 가치는 협동, 신뢰, 연대, 혁신 등이다.

사회적 경제는 1800년대 초 유럽과 미국에서 등장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20년대 농민협동조합 형태로 시작되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높은 실업률, 고용 불안정, 빈부격차 심화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면서 발전하였다. 2007년 「사회적 기업육성법」,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사회적 경제조직은 양극화해소, 일자리 창출, 환경보호 등의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상호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경제적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공동체의 보편적 이익실현, 노동중심의 수익배분, 민주적 참여, 사회·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정책이 수립되고 있다. 사회적 경제조직의 대표적 유형으로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이 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서비스 제공,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상품 생산·판매 등 경제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이며, 협동조합은 공동의 필요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자본금을 모아 운영하는 사업체로, 5명 이상이면 설립할 수 있다. 마을기업은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자원을 개발하고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활기업은 수급자나 저소득층이 상호 협력하여 조합이나 공동사업자 형태로 지역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하여 저소득주민의 경제적 자립을 촉진하는 기업이다. 수급자 또는 차상위자 2인 이상이면 설립이 가능하다. 2020년 12월 기준 제주도의 사회적 경제조직은 사회적 기업이 150개, 협동조합이 326개, 마을기업이 38개, 자활기업이 18개로 총 532개 업체이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경제적 이익이나 효율성보다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경제 활동을 하는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자생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자본주의 경제 활동의 기본은 생산과 소비 활동이다. 생산은 소비를 가능하게 하고 소비는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판매되어야 하는 상품일지라도 소비자들이 구매하지 않으면 결국 생산이 중단되고 그 기업은 퇴출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사회적 경제조직에서 생산·판매하는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구매해야 사회적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다. 개인소비자의 힘은 약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참여하게 되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경제적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을 모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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