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의 출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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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1960년대 베이비 붐 시대의 대표적 가족계획 표어다. 1970년대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 만 낳아 잘 기르자’로 바뀌고, 1980년대에는 ‘둘도 많다’,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포스터가 등장했다.

남아 선호 사상을 의식한 1990년대에는 ‘아들 바람 부모세대, 짝꿍 없는 우리 세대’라는 표어가 눈길을 끌었다.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2000년대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한 자녀보다는 둘, 둘 보다는 셋이 더 행복합니다’라는 표어가 시대상을 반영했다.

▲다음 달 1일은 인구보건복지협회(대한가족계획협회 후신)가 창립 60주년을 맞는 날이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 60돌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세계 최저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한 것이다.

유엔 조사 결과 세계 198개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도 안 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더구나 지난해는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3만3000명이나 많아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 현상까지 발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도 출산율은 각각 0.7명, 0.6명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학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데이비드 콜먼 교수가 2006년 “인구 감소 추세로 볼 때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가 올해 “한국은 소멸하지 않을 것”이라며 15년 만에 입장을 바꿨지만 그 경고가 다시 한 번 섬뜩해진다.

한국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계속 경신하고 있으나 정부나 국회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전을 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부동산 정책 및 청년 일자리 대책 실패 등으로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일말의 희망마저 꺾어 버렸다. 임신·출산·육아 지원, 보육 환경 개선, 일과 보육을 함께할 수 있는 근로환경 개선, 여성의 경력 단절 해소 등 선결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 경쟁력 약화는 물론 국가 존립 기반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음 달 7일 실시되는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나 내년 3월 9일에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그리고 같은 해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주목해본다.

모든 후보들이 앞다퉈 저출산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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