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유해 발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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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속칭 ‘우구리동산’에서 4·3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3구가 발견됐다. 4·3 당시 몰살당한 일가족 7명 중 일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발굴은 2018년 제주공항에서 유해가 나온 이후 3년 만이다.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겠지만, 73년 만에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이번 발굴은 지역주민의 증언과 제보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발굴 지역에 유해가 있다고 제보한 강군섭씨는 어제(31일) 진행된 현장보고회에서 증언을 통해 “어릴 때부터 현재의 발굴지에 4·3 유해 4구가 묻혀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고 밝혔다. 나머지 1구가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제주도는 올해 국비 8억7000만원을 들여 가시리를 비롯해 서귀포시 색달동, 제주시 노형동 등 7곳에서 유해 발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제주4·3사건 당시인 1948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군·경의 초토화 작전으로 양민들이 학살된 매장지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가시리 일대가 지난달 22일부터 먼저 추진됐다. 이 점에서 나머지 지역에서의 희생자 및 행방불명인 유해 발굴 사업에도 기대가 크다.

4·3희생자 유해 발굴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지난 2006년부터 유해 발굴을 진행해 현재까지 405구를 찾아냈다. 제주국제공항과 화북동 별도봉 진지동굴, 태흥리·선흘리·북촌리·구억리 등에서 조사가 이뤄진 결과다. 도 당국은 내년에도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유족의 한을 푸는 데 매진하길 바란다.

이와 함께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405구 중 신원이 확인된 것은 133구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272구는 여태 이름을 찾지 못한 ‘무명인’으로 남아 있다. 더욱이 오랜 기간 땅에 묻혀 있다가 발굴된 유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확인이 어렵다고 한다. 공기와 닿으면서 산화하고 훼손돼 DNA가 잘게 쪼개지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전사자 유해 찾기에 활용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도입했다고 하니 성과를 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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