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여, 저 밝은 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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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영, 시인/논설위원

이백의 ‘월하독작(月下獨酌)’에는 꽃 사이에 술동이를 놓고 마시며 밝은 달과 자신의 그림자를 보면서 춤을 추는 사람이 나온다. 이백은 호수에서 배를 타던 중에 달을 건지려다가 익사했다고 전해질 정도로 달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시인들뿐이겠는가, 달은 동서고금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머니, 친구, 연인 등 그리운 얼굴이 되어서 마주 보아왔다. 함께 있지 못해도 하늘 아래 어디서인가 지금 달을 보고 있으려니 하며 외로움을 달래고, 저 세상에 갔어도 달을 통해 이승을 내려다보려니 하며 슬픔을 녹인다. 태양빛의 반사광이라고 해도 달빛은 언제나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와 무한한 상상 속에 사람들을 떠돌게 한다.

지구와 40만㎞ 정도 떨어진 하늘에 있는 돌덩어리, 지구를 돌며 자전하는 위성, 인력작용으로 지구의 대양을 잡아 부풀려서 썰물과 밀물의 교차를 일으키는 달, 썰물에 드러난 바닥에 해가 내리쬐어 생명이 근본인 단백질이 생겨났다니, 생명의 진화가 시작되는 출발점에 달이 있다.

달은 어디에서 왔는가, 학자들은 원시행성과 원시지구의 충돌을 든다. 우주에 날아다니는 돌멩이에 초기 지구가 두들겨 맞을 때 원시행성 테이아와 충돌해서 두 행성의 핵까지 섞이며, 마그마 형태로 분출되어 허공에서 공처럼 뭉쳐 달이 되었다고 본다.

지구에서 볼 때 달 다음으로 밝은 국제 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은 달처럼 태양빛을 반사하는 가장 큰 인공위성이라고 한다, 여러 나라 모듈들의 조립으로 만들어진 질량 450t, 길이 108.5m, 폭 72.8m의 월드컵 축구경기장 크기의 국제우주정거장은 상공 400㎞ 지구 저궤도를 시속 약 2만7000㎞ 속도로 날고 있다.

1998년 시작되어 여러 가지 상황을 거치며 완성된 우주정거장은 한 때 우주호텔 개발사가 우주리조트 건설 기술을 시험하기도 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무산되고, 상주 인원 6명이며, 앞으로는 민간 우주선들도 다닐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2022년부터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달 궤도에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만들어 우주인 서너 명이 거주하고, 달을 오가는 탐사선 정류장, 화성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럽과 러시아, 일본, 캐나다 등 12국이 참여할 예정이며, 우리나라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요청에 따라 달 정거장 건설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조립형 로봇팔을 제공할 것이며, 이 조립형 로봇팔은 현재 지구 궤도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대형 로봇팔을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 우주국과 협업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한다. 미미할지 모르지만 달 정거장 구축에 우리나라도 참여한다는 것이다.

40여 년 전 아폴로 시대에 최초로 인간이 달에 내렸을 때 레이저광선 역반사 장치를 두고 왔는데, 지금 학자들은 그 장치를 겨냥하여 빛을 보내고, 그 입자가 돌아오는 시간을 근거로 달과의 거리를 계산한다. 달은 자전하는 원심력 때문에 지구와의 거리가 1년에 약 3.78㎝씩 멀어지고 있으며. 장구한 세월 후 달이 너무 멀어지게 되면 지구는 자전 속도도 느려지고 지축도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류가 생존해 있는 동안 달은 옥토끼 같은 얼음을 품고, 숨어있는 아름다운 여인 항아와 같이 수많은 꿈을 간직한 채, 우주로 가는 문이 되고, 오래도록 사람들은 달을 올려다보면서 다양한 미래의 이야기들을 토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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