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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숙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

속담에 일 다 하고 죽은 무덤 없다는 말이 있다.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함을 그리고 죽어야만 비로소 일을 멈추게 된다는 의미로 들린다.

어느 날 후배가 일을 그만두었으니 편안히 쉬고 계셔서 좋으시냐.’고 묻기에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고 했더니만 그럼 계속 직장에 나가시고 있는 거냐고 묻는 것이다. 직장일은 그만 두었고 지금은 세끼 식사 준비하는 일을 한다고 했더니만 한 바탕 웃는 것이다.

누구나가 죽을 때까지는 어떤 일이든 하며 사는데 때로는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때로는 하기는 싫지만 해야만 되는 일들을 선택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일의 선택이 나 자신만을 중심에 두고 선택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황에 따라 가족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선택하게 되니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만 되는 일을 할 때가 더 많았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은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힘들고 고단해도 머뭇거리지 않고 등이 휘도록 일만하다 돌아가신다. 평생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조차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래도 더 잘해주지 못한 안타까움을 늘 마음 한켠에 묻고서 말이다.

일을 하면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한 시대이기 때문 소득 없다고 느껴지는 집안일은 일의 가치가 덜하다고 여겨지는지 대부분 빨리 다른 일을 하고 싶어들 한다. 그런데 소득 없어 보였던 일이지만 그 일로 가정을 살리는 일이었음을 알게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 생기거나 또 하던 일들을 다 미뤄두고 어느 한쪽에 집중해야 할 때에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가 또는 어떤 생각으로 그 일을 하는지가 후회를 줄이는 삶의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식사준비는 평생 하는 일이지만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최전방임을 건강을 잃고 나서야 더 깊이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집중하다 보면 보이는 것이 있고, 또 관심을 가지다보면 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예전에는 몸으로 식사를 준비했지만 지금은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음을 다른데 빼앗기지 않고 오로지 그 일에 집중하려고 다른 일들을 멈추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사람은 의미를 먹고 살기에 의미가 없는 일은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오늘도 우린 일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의미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로 인해 그 대가를 누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일이면 더 좋겠고 혹 일에 대한 대가가 느리게 오더라도 정성으로 가꾸는 텃밭과 같이 우리가 하는 일에 정성을 쏟는 오늘이 되었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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