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연쇄추돌 낸 4.5t 트럭, 과거에도 두 차례 브레이크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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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트럭 전 운전자 “회사 측 차량 점검 소홀…예견된 참사”
수차례 답변 요구에도 업체 측 답변하지 않아
A씨가 4.5t 트럭을 몰다 브레이크가 먹통이 돼 차량을 멈추는 과정에서 지면과 타이어 간 마찰 탓에 타이어가 터졌다고 밝혔다. 사진=A씨 제공.
A씨가 4.5t 트럭을 몰다 브레이크가 먹통이 돼 차량을 멈추는 과정에서 지면과 타이어 간 마찰 탓에 타이어가 터졌다고 밝혔다. 사진=A씨 제공.

3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중·경상을 입은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 차량 연쇄 추돌사고가 예견된 참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월 말까지 사고를 낸 H 화물운송업체 소속 4.5t 트럭을 운전했다는 A씨는 7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트럭을 몰면서 생사가 오갈 뻔한 사고를 두 차례 당했다”며 아찔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A씨는 “트럭을 운전하다 갑자기 브레이크가 먹통이 돼 일부러 도로 옆 가드레일을 받고, 차량을 겨우 멈췄던 적이 있다. 당시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브레이크가 다시 말을 안 들어 엔진브레이크 등 차량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했다”며 “이 과정에서 지면과 타이어 간 마찰이 생긴 탓에 타이어가 터져 또 한 번 크게 다칠 뻔했다”고 했다.

A씨는 “회사에 차량 점검을 시급히 받아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그때마다 회사에서는 ‘감귤철이어서 바쁘고, 시간도 없으니 나중에 고치고, 운행 먼저 하자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이 트럭은 애초 지난해 8월 중순까지 자동차 정기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회사가 계속해서 미뤄 결국 그 해 12월 말이 돼서야 검사를 받았다.

또 해당 차량은 2016년식으로 연식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A씨가 회사를 그만 두기 전에 이미 40만㎞를 넘어 노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결국 두 번이나 사고를 당해 생명에 위협을 느껴 퇴사를 결정했다”며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못해 다음 근무자를 위해 메모를 남겼다. 당시 메모에 트럭 라이닝에 문제가 있고, 핸들 떨림도 심하다는 내용을 적었다”고 했다.

A씨는 평소에 회사가 과적을 권유하고, 이번 사고도 물건을 하나라도 더 싣다 타 지역으로 가는 배 시간이 촉박해져 운전자가 급하게 운전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고 전 4.5t 트럭은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한라봉과 천혜향을 싣고, 평화로를 거쳐 산록도로와 어승생악을 지나 관음사에서 제주대학교 사거리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목적지는 제주항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4.5t 트럭 운전자가 주행한 5·16도로는 큰 화물차는 위험해 잘 다니면 안 되는 곳”이라며 “오후 6시 완도행 배가 마지막 배편인데, 배를 타지 못하면 운전자가 면책금을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A씨 주장과 관련,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만 회사 측 관계자는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엔진오일 등은 주기적으로 교체 시기에 담당 직원에게 통보하고, 브레이크 등의 점검은 운전직원이 기기 이상을 느끼면 직접 점검해 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해 업체 관계자들도 잠을 못 이룰 정도”라며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가 밝혀지면 책임감 있게 조속히 피해 관련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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