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위에 국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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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며칠 전 한 TV 채널에서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영화 긴급명령(Clear And Present Danger)'을 시청했다. 이 영화는 국민이 대통령보다 위에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해줬다.

1994년 개봉된 이 영화는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돈세탁을 담당하던 미국 대통령의 절친이 살해되자 암 투병 중인 그리어 CIA 국장(제임스 얼 존슨)을 대신해 CIA 분석가인 잭 라이언 박사(해리슨 포드)가 사건 수사에 뛰어들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40년 지기가 피살된 것에 격분한 미 대통령은 국가 안보상 중대하고 분명한 위협을 제외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군사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긴급명령 조항을 어기고 국가안보실장에게 비밀리에 명령을 내려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을 공격한다. 미군의 개입 사실을 알게 된 마약 조직의 정보책임자는 미국의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서로 이익이 되는 거래를 하고, 이로 인해 극비리에 파견됐던 미군 특수대원들이 희생된다.

영화 속 백미는 잭 라이언이 그의 상관이었던 그리어 국장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장면이다.

그리어 국장은 잭 라이언에게 자넨 서약을 했어. 처음 자네가 내 밑에서 일하게 됐을 때 말이야. 윗분에게 한 거야. 대통령을 말하는 게 아닐세. 그 윗분에게 서약한 거지. 미국 국민에게 서약을 한 거란 말이야.”라며 대통령 위에 국민이 있음을 주지시켰다.

결국 잭 라이언은 불법 군사작전을 지시한 대통령이 사건의 진실을 덮으려고 자신을 회유·협박하며 미래 보장을 약속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모든 사실을 밝히기 위해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20일 신임 부장검사 리더십 교육에서 수사에 있어 검찰의 의리는 정의에 있고 그 정의는 권력자가 아닌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영화 명량에서 무릇 장수 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 장군의 대사를 빗대어 한 말이다.

조 차장은 또 검찰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의와 공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은 영화 긴급명령에서 그리어 국장의 충고와 맥을 같이 한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정권의 방패 노릇을 하고 있는 몇몇 고위 검찰 간부들이 우리 국민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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