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요. 글 쓰는 과정을 소개해 주면 안 될까요?” 라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몰입과 질문이었다.
요즘 나는 틈만 나면 생각에 잠긴다. 경험하는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휴대폰을 꺼내 입력한다. 글감을 발견하면 제목과 짜임을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리드를 매력적으로 뽑아낼까 생각한다.
이 순간은 짧을 때가 잦다.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누가 말을 걸어도 못 듣고 옆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조차 감지하지 못한다. 이때만큼은 오롯이 글쓰기에 집중한다. 글을 쓰다가 막히면 사전을 뒤지면서 실마리를 찾고 써 내려간 단어와 문장에 파묻혀 씨름하다 보면 허리가 신호를 보낸다. 쉬엄쉬엄하라고. 미국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이런 상태를 몰입(flow)이라고 한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모든 정신과 감각을 집중하는 순간이다.
몰입한 사람은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사람마다 몰입의 대상은 다르다. 필자는 글 쓰는 자체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만족을 느꼈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이라서 좋았다.
만약 누군가가 옆에서 “넌 글을 써야 해”라며 강요하거나 기한을 정해주며 글을 완성하라고 했다면 얼마 못 가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오롯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귀 기울여 찾아낸 진심이었기 때문에 틈만 나면 글을 쓴다.
두 번째는 질문이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은 겸손이다. 질문은 우리를 진정한 고수로 성장시키는 가장 중요한 자양분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진짜 고수다. 질문과 관련해서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불치하문(不恥下問·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이다. 그런데 이 말을 ‘수치불문(羞恥不問·모르면서 묻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라)’으로 바꾸고 싶다. 안다고 생각하면 질문하지 않는다. 모른다고 생각해야 질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질문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글을 쓰면서 자기의 모습을 냉철하게 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그는 위대한 인물이다. 사장이 행복을 강조할수록 직원들은 냉랭하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왜 그럴까? 행복은 누가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하나는 사람은 자신을 그다지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그저 재수가 없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객관적인 모습을 알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면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될 것이다.
질문도 알아야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것과 더 알고 싶은 것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나오는 것이 질문이다. 정보 간극을 줄이고 싶은 충동을 느껴야 한다. 그게 호기심이다. 호기심이 있어야 질문하게 된다.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야 평생 뭔가를 배우며 글을 쓸 수 있다. 여러분은 주로 어떤 질문을 하는가? 허를 찌르는 질문에 당황한 적이 있는가? 그것이 바로 ‘질문’의 힘이다. 답변에 핵심을 잡는 질문이 백 마디 설명 보다 효과적이다. 질문은 단순히 궁금한 것을 묻는 행위가 아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최고의 방법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 사람이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