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120명에 250억원 외제차 사기 주범 검거
도민 120명에 250억원 외제차 사기 주범 검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경찰, 유령회사 차리고 가명 이용한 50대 주범 붙잡아 범행 전모 수사 중
1억원대 외제차 사면 할부금 대납에 수출하면 2천만원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가 구입한 외제차 대포차로 전국서 운행되고 마약사범이 이용하기도
외제차 수출 사기 범행 과정.
외제차 수출 사기 범행 과정.

도민 120여 명을 상대로 250억원대의 외제차 수출 사기 행각을 벌인 주범이 검거됐다.

제주경찰청은 사기 사건의 주범 김모씨(51·경기)를 검거, 구체적인 사기 수법과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김씨와 공모한 함모씨(24)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해 9월 H무역회사라는 유령 회사를 설립한 후 60개월(5년) 할부로 1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면 월 300만~400만원의 할부금 대납과 함께 동남아 국가에 차량을 수출, 1대당 2000만원의 관세 차익금을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에 속은 A씨 일가족 5명은 12억원의 장기 할부조건으로 외제차 12대를 구입했다가 채권추심 업체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있다.

김씨의 사기 행각에 속은 피해자는 120여 명에 피해액은 250억원에 달하고 있다.

김씨는 피해자들이 구입한 외제차를 대포차로 둔갑시켜 헐값이 팔아 넘겼다.

이로 인해 해당 차량은 과속과 주차 위반행위로 각종 범칙금과 과태료 부과서가 고지됐으며, 마약 투약사범이 이용하면서 차량 내부에서 마약과 주사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구입한 외제차에 대해 제주시에 운행정지를 요청했지만 사기범들은 차량 내부의 GPS를 바꿔치기 하면서 차량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주범 김씨는 가명을 사용하며 사기행각을 벌였고,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2월 다른 지방으로 도주했다가 최근 경찰에 검거됐다.

한편 김씨 일당은 외제차를 살 명의를 빌려주면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도민들을 현혹했고, 모집책 등 7명이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집책들은 외식업 체인점을 하면서 알게 된 점주는 물론 지인들에게 1억원 상당의 외제차를 60개월(5년) 할부로 구입하면 할부금을 대납해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사기단 일당과 모집책은 여러 명의 피해자와 동행해 경기도 판교에 있는 외제차 전시장에 가서 구매 계약을 했다. 이 전시장은 주문이 밀려들자 나중에는 차가 부족해 출고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단은 또 한 달에 한 번 피해자들을 모아 계모임 성격의 만남을 가지며 신뢰를 쌓았다. 사기단은 코로나19를 핑계로 피해자들에게 인감도장과 신분증 등 명의를 맡겨줄 것으로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가족과 친척은 물론 동네 주민과 학교 선·후배에게도 ‘외제차 수출 사업’을 권유해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범 김씨는 투자 계약에 의심을 품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명의로 된 당좌수표를 보여주며 안심을 시켰다.

경찰은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도 1억원이 넘는 할부 대출을 해준 점을 볼 때 사기범 일당은 캐피탈 직원과 딜러(자동차판매원), 보험사 직원과 사전에 범행 계획을 모의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가명을 쓴 주범 김모씨(51)가 지난 2월 잠적하기 전 피해자들에게 보낸 사진과 문자 메시지.
가명을 쓴 주범 김모씨(51)가 지난 2월 잠적하기 전 피해자들에게 보낸 사진과 문자 메시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