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 그리고 세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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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순, 문학박사/논설위원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어떤 문제든, 양분하기 시작했다. 작년, 주택 문제가 언론을 타면서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모았다)’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들이 터져 나왔다. 주택을 보유하지 못한, 보유하고자 하는 그 윗세대 즉, 기성세대들이 많은데도 굳이 주택문제에 세대를 나누어 문제화했다. 영혼마저 끌어 모아 빚을 내서 주택 장만을 한다는 식의 보도를 보면서, 그 2030세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 빚을 내서라도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던 이들도 이런 기사와 정치권의 발언을 접하면, 자신들도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위기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여기에 더해서 기성세대 때문에 자신들 세대가 피해를 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를 일이다.

갈등과 분노. 우리는 살아 있는 한 이런 감정들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세대 갈등뿐만 아니라 층간소음, 젠더, 주행 중 추월했다는 이유로 빚어지는 갈등 등. 주변을 돌아보면 이런 감정의 굴곡들은 허다하다. 어쩌면 잠시 타올랐다가 서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사그라들 수도 있는 이 감정들은 언제부턴가 양분되고 그룹지어 상대를 공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모든 문제를 둘로 나누고, 온 사회를 갈라놓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기성세대와 요즘세대 간 갈등은 우리가 깊이 숙고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은 더디게 나타날 수도 있을 세대 간 갈등 양상이 비대면상황이 길어지면서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일본처럼 극단적인 노인 혐오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더 큰 문제로 대두되기 전에 짚어봐야 할 사항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세대란 “동시기에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공유하며,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에서 공통점을 지니는 등 특정한 집단적 정체성을 갖춘 동일 연령대 집단”(강량,「한국사회 세대갈등 현상의 원인과 해소방안에 관한 소고」『대한정치학회보』21집 3호)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 논문에서는 세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대 간 대화를 통해서 상호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세대(M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는 대화 방법 자체가 기성세대와는 다르다. 특히 유튜브세대라고도 불리는 Z세대는 PC보다 스마트폰, 글자보다 이미지나 동영상 콘텐츠를 즐겨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요즘세대의 소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이처럼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살아온 세대 간 갈등은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갈등의 원인은 살아온 환경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세대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불필요하게 세대 간 갈등을 자극하는 요인들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양극화를 부추기는 이분법적 사고, 단어 사용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요즘,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매김한 레트로. 기성세대들조차 유행 지난 낡은 것으로 치부해버렸던 기성세대들의 기술과 문화. 하지만 요즘세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레트로라는 자신들의 문화로 만들어 냈다. 이러한 그들의 유연함에서 희망을 본다. 이제 그 희망에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이 이끌어가는 학문, 정치, 행정 등에서도 그런 유연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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