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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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언, 서귀포문화원장·수필가

정부가 위드코로나 시대를 열었다.

제주의 하늘 길 바닷길도 열리며 거리마다 사람들이 넘친다. 오랜만에 고독과 외로움의 일상에서 벗어나 산과 들이나 여행을 찾아 나서는 일은 호사스런 장식보다 더 우선인 자연을 찾아 바람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통해 삶을 위안 받고 싶어서다.

그동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참 정신없이 살았다.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볼 여유가 없었고, 길섶에 핀 자그마한 들꽃을 어루만져줄 시간도 없었다. 꼭 챙기겠다고 약속했던 일들은 코로나를 핑계로 자꾸만 미루면서 애써 핑계를 붙여 자신을 위로해 왔다. 사실 코로나라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은 마치 벽 없는 벽과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접촉 없는 비대면의 삶의 길어지면서 감정은 점점 더 건조해지고, 오감의 작동은 더디어지며 위축되었다. 이럴 때 ‘잘 한다’, ‘굿’하는 언어적 표현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표현인 ‘엄지 척’, ‘하트 날리기’ 등의 동작들은 우리 가슴에 메마른 감정을 소환시켰다. 지금도 코로나 상황이 좋아진 건 아니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만으로도 가슴은 뜨거워진다.

고독하나 외롭지 않은 이웃의 탄생은 예술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공연을 관람하는데서 사람들은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고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공감을 쌓게 되고 소통과 교류가 일어난다. 사람들이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로움의 ‘강도’가 아니라 외로움의 ‘지속기간’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길어지는 코로나 상황에서 경험한 고립과 단절은 우리가 있을 곳이 어딘지 모른다. 생각이 전환이 필요하고 활동의 전환이 요청된다. 그래서 정부가 새로운 방역체계인 위드코로나 시대를 열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면서 코로나에 대한 위험도 높은 건 사실이다. 방역수칙 준수만이 모두에게 소중한 일상으로의 회복을 더 가깝게 할 것이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사회가 정상화되고 시민들이 정서를 회복하는 데 문화예술의 힘은 단절된 삶을 연결해 서로를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좋은 양약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엄청난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가정 불화, 실업, 가난, 각종 범죄, 성폭력, 사회적 소외와 버려짐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들이다. 문화예술이 주는 사회적 기능은 더불어 살면서 오늘을 위로해 주고 사람이 가진 강점과 약점, 넉넉함과 모자람을 채워주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증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지금 많은 예술가들은 공연에서 불러주지 않아서, 코로나로 인해 공연할 무대가 없어서 계속 연습만 하며 생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술가로서 다양한 공연을 개발하고 창작하는 삶을 꿈꿔왔던 그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고통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가혹한 시절을 보내면서 문화예술 시장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 모든 예산은 재난지원금으로 쏠리며 도움을 청할 곳 없는 현실에 맞물려 있다.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고, 편을 들어주고, 품어줄 수 있는 안전지대 같은 예방적 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문화도시’ 사업으로 인해 지역의 문화예술 지원 정책이 변하고 있음에 기대를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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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옥 2021-11-08 12:17:44
개개인들의 철저한 방역수칙만이
성공적인 위드코로나를 만들 것입니다.
안전한 공연장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는
예술인들을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