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어르신 고관절 골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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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근, 한국병원 관절척추센터장

성탄절은 잘 보내셨나요? 제주에 눈이 내린 곳도 있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신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눈이 내린 하얀 길은 보기에 설레고 예쁘지만, 걷기에는 위험합니다. 추위에 몸도 위축되고 두꺼운 옷을 입어 움직임도 둔해지기 때문에 길이 얼고 미끄러운 상황에서는 넘어져 부상을 입기 쉽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은 근력도 약하고 균형 감각도 떨어지므로 미끄러지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서 낙상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약한 충격으로 고관절 골절 같은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눈이 와서 길이 얼거나 날씨가 많이 추울 때는 가능한 한 외출을 자제해야 합니다.

고관절은 허벅지를 지탱하는 대퇴골의 끝부분인 대퇴골두와 이를 감싸고 있는 골반골인 비구로 이루어진 관절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굵고 튼튼한 뼈에 속하고, 척추뼈와 함께 체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걸을 때는 체중의 약 1.5~3배 정도, 뛸 때는 10배 정도의 하중을 견딥니다. 워낙 튼튼한 뼈라 젊은 층에서는 교통사고 같은 큰 충격을 받은 경우에 손상을 입는데, 골다공증이 심해 뼈가 많이 약해진 노년층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충격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발목이나 손목이 골절되면 불편해도 어느 정도 거동할 수 있지만, 고관절 골절은 통증이 매우 심해 움직임이 어렵습니다. 누워 있어야 하다 보니 심장과 폐 기능이 약해지고, 근육 소실도 일어납니다. 80세 노인의 근육은 60세의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입원 생활을 하게 되면 한 달 정도 만에 입원 전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정도입니다.

결국 욕창, 패혈증, 폐렴, 혈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고관절 골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5%, 2년 안에는 70%나 됩니다. 반면 고관절 수술을 받으면 1년 내 사망률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에, 골절 발생 후 가능한 한 빠르게 치료 하는 것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연령대가 있을수록 수술을 꼭 해야 할까, 수술이 오히려 몸에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수술적 치료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몸의 부담은 줄이면서 빠르게 회복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수술을 통해 환자가 조기에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야 기존에 갖고 있던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것과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수술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인데요. 골절 부위가 손상이 심하지 않아서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상태라면 부러진 부위만 맞춰 고정하는 내고정술을 시행하게 되고, 손상이 심하다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게 됩니다. 고관절의 일부 또는 전체를 대체해서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환자의 몸 상태와 수술 필요도를 고려해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편 보호자도 모르는 사이 고관절 골절이 발생했는데 고통을 참고 말하지 않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살짝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약한 충격으로도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르신의 용태를 잘 살펴서 평소와 다르게 움직임을 불편해 하거나 통증이 있을 때는 꼭 골절 여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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