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앓는 오름들, 보전방안 서둘러야
몸살 앓는 오름들, 보전방안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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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사람들이 몰리다 보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유려한 능선이 펼쳐지는 제주의 오름 경관도 예외가 아니다. 이용객들이 밀려드는 곳이면 무분별한 탐방 행위로 몸살을 앓기 일쑤다. 발길이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면서 훼손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심하면 오름 원형이 사라지기도 한다. 출입금지 표지를 제외하곤 뾰쪽한 대책이 없다.

보도에 따르면 한림읍 금오름은 방송에 소개된 후 방문객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사진 명소로 주목받으면서 원형 분화구 훼손이 가속화하는 게 문제다. 주변 경관을 촬영하기 위해 공식 탐방로를 벗어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답압에 의해 탐방로 속살이 드러나며 식생이 헐벗고 있다고 한다. 분화구의 화산송이가 유실되며 원형 훼손이 심각해진 상태다. 가파른 경사로 인해 미끄러져 다치는 낙상사고 우려마저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천연자원인 오름 보존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주도 홈페이지를 통해 한 도민은 “금오름 분화구 내부가 심하게 훼손돼 복원이 되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관광객들도 “사진으로 접한 것과 비교해 현장에서 본 금오름의 상태가 실로 처참했다”며 접근을 막는 울타리나 자연휴식제 등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주지하듯 주5일 근무제와 웰빙시대를 맞아 오름 탐방객이 폭발적으로 느는 추세다. 탐방로가 설치된 오름이 121곳이나 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오름이 지금 기진맥진해 있는 상태다. 2008년 물찻오름과 도너리오름을 시작으로 2015년 송악산 정상부, 2018년 문석이오름, 2020년 백약이오름, 지난해 용눈이오름 등에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된 건 그런 이유에서다.

오름은 제주인의 삶의 숨결이 오롯이 담겨 있는 환경자산이다. 그러나 탐방객이 급증하며 원형을 잃을 정도로 곳곳이 망가지는 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들불축제로 유명한 새별오름도 휴식년제를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름 휴식년제와 함께 한라산 보호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탐방예약제를 중장기적으로 병행하는 게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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