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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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역사적으로 30, 40대에 영웅적 발자취를 남긴 위인이 많다. 알렉산더 대왕이 그리스에서 인도 북부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병으로 사망했을 때 나이가 33세였다. 지중해 변방 코르시카섬 출신 나폴레옹이 황제의 관을 쓰고 프랑스 제정시대를 연 건 34세였다.

그런 족적을 계승하는 30~40대 글로벌 정치 리더도 많다. 버락 오바마가 2009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게 48세였다. 이듬해 영국에선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대표가 43세에 총리관저 주인이 됐다.

이후에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43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39세),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37세) 등 3040세대 젊은 리더가 연이어 등장했다. 유럽에서만 40대 이하 대통령·총리가 15명이나 된다.

▲유럽과 남미 등에서 새로운 정치의 염원을 젊은 지도자들이 이끌어 가는 점이 부럽다. 청년 정치인을 길러 내는 체계가 정착된 데다 양극화, 이민, 기후변화 등 과거의 정치문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에 직면한 점, 조직력의 한계를 단숨에 뛰어넘을 정보기술의 발전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주목할 건 국가 위기 때마다 국민들은 ‘젊은 리더’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자주 맡겼다. 그때마다 뼈를 깎는 개혁과 중산층까지 껴안는 정책 변화로 큰 성과를 일궜다. 그 비결을 통해 여러 선거에서 연전연승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젊은 지도자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고, 현안 해결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정치아카데미 등 청년 조직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점도 닮은꼴이다. 그런 덕분에 위기 때마다 정면 돌파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장유유서’를 따지는 한국에서도 3040세대 정치 리더가 나올 수 있을까. 대선 정국에서 일부 청년정치인의 행보가 화제가 되긴 했지만 그것이 한국의 정치가 젊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실제 유럽 나라 의회의 40대 이하 의원 비율이 20~30%인 반면 한국은 고작 2.3%에 머문다.

21세기 들어 젊은 리더십이 각광받는 이유는 급변하는 정치·경제 환경에서 과거처럼 연륜이나 경험보다 감각과 속도감이 더 긴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물론 젊음이 만능은 아닐 터다. 그렇더라도 청년정치의 기반은 너무 취약하다. 선진국처럼 건강한 정당 시스템에서 배출한 여러 젊은 리더들이 일으키는 역동성을 우리는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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