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횡단보도 만나면 일단 멈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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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의 품격이 사람 중심으로 돼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 중 하나가 보행 환경이다. 그런데 횡단보도 보행자 교통사고가 외려 늘고 있는 추세라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제주지역에서 우회전 교통사고에 의해 숨진 보행자는 7명, 부상자는 232명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우회전 교통사고에 의한 보행 사상자가 2018년 75명에서 2019년 85명, 2020년 8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기간 우회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보행자는 212명이고, 부상자는 1만3000명이 넘는다. 이 모두가 아직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의식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모든 차량은 일시 정지하도록 돼 있다. 횡단보도에서의 사망 사고가 느는 건 이런 규정을 도외시하는 운전자가 많다는 걸 뜻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교통섬이 있는 교차로 4곳에서 보행자 횡단 안전도 실험을 한 결과를 보면 우려스럽다. 절반 이상인 54.5%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도 지나쳤다.

앞의 사례는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멈춤’이라는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지 않고 우회전을 하는 일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보행자 사망자 수는 2019년 기준 2.5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2.3배 많은 수치다. 오는 7월부터 모든 우회전 차량은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가 의무화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보호받아야 할 가장 안전한 장소다. 헌데 운전자는 보행자가 조심할 것이라 생각해 전방 주시를 태만하고, 보행자는 운전자가 알아서 세울 거라 여기다 사고가 난다. 스쿨존이나 횡단보도에서 더 많다. 보행자는 늘 내 가족일 수 있다고 헤아려 안전 운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제 교차로에서는 일단 정지하는 습관을 갖는 게 필요하다. 우회전 전용 신호체계 등 시설 보완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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