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를 영상문화 관광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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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13㎞ 가량 떨어진 지점에 할리우드가 있다.

이곳은 영화 제작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도박은 라스베이거스. 영화는 할리우드, 증권은 뉴욕 월스트리트. 미국을 여행하면서 가보고 싶은 지역이다.

오는 22일이면 천혜의 해안선을 낀 주상절리를 따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개관되고 열린음악회로 축하하며 신비의 섬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시작을 알린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올인’ 세트 촬영지 섭지코지도 한몫을 한다. 드라마 중에서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호텔 카지노 사업이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의한 개발사업 시행으로 외자 유치를 하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간다. 극중 대사를 통해 개발사업 시행의 외자유치 특성과 투자 혜택이 설명되고 있어 홍보 효과도 크다.

신양해수욕장을 끼고 태평양으로 뻗은 섬 중 반도 섭지코지. 맑은 바닷물 너머로 보이는 성산 일출봉과 해안 경관이 일품이다.

이 섭지코지에는 별장지기 6명과 망지기 12명이 근무했던 제주도 기념물 23-2호 협자연대(俠子烟臺)가 있는데 높이 4m, 가로.세로 9m의 연대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연대는 밤에는 봉화를 올리고 낮에는 연기를 뿜어 외적의 침입을 알려 주민들을 대피하게 하는 한편 수전소에 전투 준비를 하도록 했던 재래의 통신시설이어서 우리 조상들이 향토를 방어하기 위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옛말에 구슬을 닦지 아니하면 쓰이지 못한다는(玉不琢 不成器)는 말이 있다.

제주도를 영상문화 제작지의 일환으로 지원해 개발하고자 하면 세트 설치 자금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통.통신 등의 기반시설을 갖추고 다듬어, 찾는 이로 하여금 편리하게 해야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섭지코지는 휴일이면 관광차량이 몰려 혼잡을 이룬다.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를 자동차가 교차할 수 있도록 보수해야 하고 들어간 차는 주차할 수 있도록 임시 차선이라도 그려 안내하면 더욱 편리할 것이다.

바다를 낀 자연환경이 좋거나 역사적인 연대가 있어서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 아니라 ‘올인’ 촬영지를 보고 싶어 몰리고 있다면 ‘올인’과 관련된 드라마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확대해 게시하거나 영상물을 보여줘 찾아온 관광객에게 관광 욕구를 충족시켜 줄 필요도 있다.

그뿐이 아니다. 사람이 몰리고 있으니 잡상인이 허술한 움막 같은 데서 마른 미역을 팔 것이 아니라 청정한 해안에서 갓 잡아올린 해산물에 소주 한잔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도 관광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일 텐데 그런 시설이 없음은 아쉽다.

안방에서 드라마를 볼 때에는 중문의 롯데호텔제주와 섭지코지 풍경을 보면서 환상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가서 현장을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한다. 섭지코지의 이름다운 경관을 영상물의 제작장소로 활용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섭지코지의 지역적 특성과 함께 역사적 유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더욱 돋보일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차후 드라마 및 영화제작 상설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 중이라 하니 제주도가 영상문화산업에 한 발 다가서는 듯 싶다.

현대 정보화 사회는 유형의 상품 얼마를 생산하고 파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연 경관을 겸한 무형의 이미지를 창출해 파는 것도 없어지지 아니하는 무궁무진한 자원이다.

마치 최초의 스튜디오가 된 선셋 대로의 한 선술집이 오늘의 할리우드를 이루듯이, 해돋이를 먼저 보는 제주도의 섭지코지 주변이 ‘올인’ 세트를 계기로 영상문화 제작지를 겸한 세계적 휴양지가 되도록 갈고 닦음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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