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위성발사 이끄는 제주추적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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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8㎞발사체 추적ㆍ원격 명령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에 있는 위성발사체 추적레이더동(앞쪽 건물)과 원격자료수신장비동(뒤쪽 건물).
▲ 남제주군 표선면 하천리에 있는 위성발사체 추적레이더동(앞쪽 건물)과 원격자료수신장비동(뒤쪽 건물). 이곳에서는 KSLV-1 발사체를 1500㎞까지 추적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KSLV-1 발사체를 1500㎞까지 추적하게 된다.

2008년 12월 21일 저녁 5시 59분, 어둠이 짙게 깔리기 시작한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과학기술위성2호를 탑재한 발사체 KSLV-1호 발사 1분 전이다.

불과 10분 안에 10년 이상 준비해온 한국 자력 위성발사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위성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면 한국은 세계에서 9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그리고 이 운명의 10분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기술관리팀원 40여 명다. 이들은 나로우주센터는 물론 서귀포시 표선면 발사체 추적소와 필리핀 동부해상 선상추적소에 발사체 추적레이더, 텔레메트리(정보수신장비), 지휘통제시스템 등 운영을 담당한다. 위성체 발사기지와 발사체 감시ㆍ관리를 총괄할 제주추적소 현장을 찾았다.

◆ 3단계로 실행되는 발사체 추적

= 지난달 이소연 씨 우주비행은 한국 항공우주산업에 있어 기념비적인 사건임에 분명하지만 러시아 기술력을 빌렸다는 점에서 올해 말로 예정된 자력 위성발사 시험이야말로 우리나라 우주경쟁력을 시험할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자력 위성발사에 있어 발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추적장치다.


김대오 항공우주연구원 제주추적소 연구원은 "발사체에서 보내오는 기초적인 수십 가지 정보는 실시간으로 처리돼 지휘통제센터로 바로 전해진다"며 "실시간으로 명령을 내리지만 약 1000가지 정보는 자동으로 저장돼 향후 정밀 분석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바로 이 정보가 2017년 발사체 독자기술 확보에 도전하는 한국 우주개발에 초석이 되는 고급 데이터라고 그는 설명한다.

발사체 추적은 3단계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발사 후 약 30초 동안은 고흥우주센터 내 레이더로 발사대에서 약 60㎞ 떨어진 남해까지 발사체를 추적하고 자료를 수집한다.

이후에는 표선면에 위치한 주추적소가 일본 오키나와 인근 상공을 거쳐 호주 방향으로 날아가는 발사체를 추적하는 일을 맡는다. 제주에는 추적레이더 1기뿐 아니라 원격자료를 수신하는 장비 2기가 운용된다. 이 중 한 대는 수신 기능뿐 아니라 위성에 원격 명령을 송신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항공우주연구원은 필리핀 동부 해상에 발사체 추적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한다. 지구가 둥글기 때문이다.

원래 추적레이더가 기능할 수 있는 거리는 약 3000㎞에 달한다. 그러나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실제 전파를 탐지할 수 있는 거리는 약 1700~1800㎞ 정도다. 이런 이유로 선상 추적소가 위성이 발사체와 분리되는 3000㎞ 지점까지 추적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효근 기술관리팀장은 "현재 비행기를 발사체로 가정해 실시하는 추적시험을 총 10회 실시했고 이 중 6회는 통제시스템과 추적시스템을 연계하는 종합성능시험이었다"며 "15일 실시되는 11회차 시험으로 종합성능시험은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7월부터 11월까지 4~5회 정도 장비 신뢰성 점검과 실전 추적시험을 병행할 계획이다.

◆ 왜 추적레이더 사용하나

= 2차 대전 때 개발돼 1940년대 말부터 공항에 설치되기 시작한 레이더(RADAR)는 특정 주파수를 발사한 뒤 이 주파수가 목표물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수신해 계산하는 장비다.

KSLV-1 발사에 이용하는 레이더는 추적레이더다. 초속 8㎞로 날아가는 발사체 위치 정보는 물론 해당 물체에서 보내오는 각종 정보를 수신해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 만든 추적레이더는 모양부터 다르다. 3000㎞까지 추적이 가능한 전파를 발사하는 장치치고는 접시모양 안테나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매우 짧은 시간에 폭이 좁은 펄스를 연속적으로 발사하는 것이 이 장비의 특징이다. 수색레이더는 360도로 회전하면서 넓은 지역을 수색하지만 이 레이더는 발사체가 진행하는 방향으로만 계속 전파를 내보낸다.

우선 추적레이더는 추적을 시작하기 전에 안테나 빔을 발사체와 발사체 예상 궤적에 맞춰 포착을 준비한다.

추적레이더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원격자료수신장비와 발사체를 연결시켜 주면 프랑스에서 만든 원격자료 수신장비가 발사체 내 수많은 센서가 보내오는 신호를 감지해 관리통제 시스템으로 연결해 준다.
<본사제휴=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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