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변방에서 세계일등국가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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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핀란드에 있다' 출간
2001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장경쟁력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는 핀란드였다. 2003년 259개 분야를 기준으로 앞으로도 현재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 글로벌경쟁력지수에서도 핀란드가 1위였다.

곰과 늑대, 순록, 살쾡이만 살았던 북극의 황량한 땅에 정착한 핀란드인들은 독립적이고 부지런하며 과묵하다. 그들은 소련이라는 거대한 이웃에게 밀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고수했으며 난민문제와 환경오염문제 등 현대의 난제들을 소란없이 해결해왔다.

핀란드를 상징하는 기업 노키아는 세계경제에서는 불가사의다. 유니레버나 셸, 폴크스바겐이나 피아트보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노키아의 성공비결은 연구투자에 있다. 노키아가 14개국 54개 연구개발센터에 고용하고 있는 연구개발인력은 2001년만해도 1만8천600명에 달했다.

핀란드인의 도덕성은 국가경쟁력으로 연결된다. 반부패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유럽연합 회원국 중 부채상환기간이 제일 짧고 행정절차도 가장 간단한 나라, 아넬리 예텐마키 전 총리가 국회에서 미심쩍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두 달만에 사임할 수 밖에 없었던 나라, 젊은 백만장자 야코 륏솔라가 속도위반을 했다가 6천만원짜리 벌금을 문 나라다.

핀란드의 기초학력과 대학진학률은 유럽 최고이며, 이동통신기술, 정보통신기술, 펄프 생산 및 제지, 환경파괴 피해 최소화, 자원배분, 폐기물 처리 분야 등 미래에 중요한 산업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핀란드는 유럽국가이지만 독특하게 우랄언어를 사용하고 문화적으로는 '한 마리 고독한 늑대'라고 할만큼 독특하다.

1939년 소련이 갑자기 침공해 완전 고립된 상황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보다 힘겨웠지만 넉달간의 겨울전쟁에서 핀란드는 국토의 10% 를 양보하는 선에서 휴전협정을 맺는데 성공한다.

유럽의 핀란드 전문가인 리처드 D.루이스는 '미래는 핀란드에 있다'(살림 펴냄)에서 이런 핀란드인의 모습이 앞으로 인류가 지향해야할 모델이라고 말하면서 우리가 잘 몰랐던 핀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특히 핀란드에서 통용되는 리더십은 불리한 기후나 역사, 경제적 조건을 뚫고 일어선 핀란드인의 기질이 집약돼 강인하고 민첩하면서도 유연하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특색있다.

핀란드의 최고경영자는 단독적인 지도자라기보다 팀의 지도자이며 직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일상 대화에서는 풍부한 표현을 삼가지만 가끔 칭찬이나 격려, 훈계가 필요할 때는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을 사용한다.

한국도 핀란드를 본받을 수 없을까. 희망은 보인다. 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는 읽기, 산수, 과학 등 기초학력분야에서 핀란드에 필적하는 유일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박미준 옮김. 328쪽. 1만3천원.(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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