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개막작 '블라인드니스' 감독과 배우
칸영화제 개막작 '블라인드니스' 감독과 배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 칸 영화제 개막작인 'Blindness'의 감독과 배우들.<연합뉴스>

 제61회 칸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브라질 출신 페르난도 메레일레스 감독의 '블라인드니스'다.

14일 개막식에 앞서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첫 공개된 '블라인드니스'는 캐나다와 브라질, 일본 자본으로 만들었다. 또 공동제작 국가의 배우들이 총출동해 영화산업이 점점 더 '세계화' 추세로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사회가 끝난 직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페르난도 감독은 "화려하고 세련된 문명화 사회의 붕괴를 정신적 관점에서 짚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페르난도 감독은 '시티 오브 조이' '콘스탄트 가드너'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하다. 주연을 맡은 줄리앤 무어 역시 '파 프롬 헤븐' '디 아우어스' 등으로 네 차례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연기파 배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음은 페르난도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돈 매켈러, 줄리앤 무어를 비롯한 배우들의 일문일답.

--2003년 사스, 2004년 쓰나미, 2005년 카트리나 등 현실에서도 자연 재앙이 계속되고 있는데 재해를 맞은 인간세계를 담은 원작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었나.
▲책을 보고 한 눈에 재미있다고 느꼈다. 영화는 상상을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화려하고 세련된 문명화의 이면에 무너지는 것들이 잘 묘사돼있었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페르난도 감독, 이하 감독)
▲시간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 사로잡혔다.(돈 매켈러 작가, 이하 작가)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국제적인 자본이 합해졌는데 공동제작의 기법이 무엇인가.
▲각각의 나라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영화가 완벽한 구조와 이상적 모델로 제작됐다. 서로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는 구조였다.(감독)

--원작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인가.
▲'레이디'로 불리는 내 캐릭터가 원작보다 훨씬 더 추하고, 더 극단적으로 망가졌다. 그렇게 보이는 것이 역겨울 수 있지만 어쨌든 최종적인 비주얼은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로 촬영장은 공동체처럼 지극히 상호보완적인 체계를 갖췄다. 서로 신뢰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었기 때문인지 이런 추함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역겹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것 같다.(줄리앤 무어)

--개막작이자 경쟁부문에 올랐는데 수상 여부가 부담스럽지 않느냐.
▲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상당한 부담인 것도 사실이다. 난 이 작품이 역대 개막작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웃음, 감독)
▲경쟁 부문에 올랐다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고, 페르난도 감독은 훌륭한 필름 메이커이며 함께 작업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무어)

--'블라인드니스'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명화의 붕괴가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본다. 원작도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특히 정신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우리는 화려하고 세련된 문명의 이기 속에 존재하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황폐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건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블라인드니스의 원인이 영화 속에서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있는데, 이 부분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남아있게 한다.(감독)
▲비주얼로 보이는 것 말고 그 한 꺼풀 아래에 있는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고 이런 것들이 캐릭터를 생생하게 했다. '블라인드니스'는 존엄성을 위한 투쟁이라고 본다.(작가)
▲극중에서 내 캐릭터는 책임감에 대해 고민한다. 그녀의 존재에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연기를 분석하는데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했던 대목은 '책임감'(responsibility)과 '무책임(irresponsibility)'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이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영웅주의는 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러한 것들이 주인공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데 큰 역할을 했고, 바로 이 점이 페르난도 감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무어)

--무어의 머리 색깔이 달라졌다. 원래는 빨간색 아닌가.
▲우리 영화에서 '블라인드'는 하얗게 표현되는 '화이트 블라인드니스'다. 영화의 모든 색상이 하얀색 중심인데, 레드 헤어는 영화의 전체적인 톤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머리 색깔을 약간 탈색했다.(무어)

--앞을 못 보는 연기를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우리 배우 모두는 스스로 장님이 되어보기(being blind)도 했고, 앞을 못 보는 사람을 감싸안으려고도(taking the blind) 했다. 그런 것이 상상 속의 영화가 아니라 리얼리티에 근거한 듯 보이게 한다.(대니 글로버)
▲도쿄에서 맹인처럼 행동했다. 앞을 못 본다는 설정으로 쇼핑을 하고 돌아다녔다.(요시노 키무라)
(칸<프랑스>=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